오늘의 눈 맞춤
2021년 4월 8일, 오후 7시 10분
다시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다. 방치해둔 약통에 일주일치 영양제를 나눠 담고, 요일에 맞게 첫끼를 먹고 챙겨 먹는다. 사실 한 번에 먹으면 안 되고, 각각의 먹기 좋은 시간이 있다는데 일단 꾸준히 먹는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이틀 전 처음으로 차돌박이 순두부찌개를 끓여봤다. 주변 사람들은 다 안다. 내가 얼마나 요리에 소질이 없는지. 사실 밀 키트로 요리를 한 거라 내가 한 일은 하라는 대로 다 넣고 끓인 게 전부였다. 그럼에도 요리의 맛이 이런 건가, 재밌어서 오늘 닭갈비 밀키 트도 해 먹었다. 내친김에 장도 잔뜩 봤다. 어쨌든 내가 직접 끓이고 볶았으니 내가 한 요리니까. 요리에 대해 자신감이 아주 조금 붙었다.
책 제작을 지원받은 서점이자 입고한 유일한 서점에서 추가 입고 요청을 받았다. 사실 작년 중순쯤 입고했으니 거의 일 년 만에 받은 선물이었다.
요즘은 하루하루 경험치를 쌓는 것 같다. 아주 작은 도전들을 매일 하고 있다. 카카오 프로젝트 인증 빼먹지 않기, 하루에 두 끼 이상 챙겨 먹기, 영양제 먹기, 밥 먹고 바로 눕지 않기... 나를 챙기기 위한 작은 도전들을. 책의 추가 입고는 경험치가 쌓여 받은 보상 같다.
비어 가는 영양제 통을 보며 시간이 지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빈 통만큼 나는 더 건강해지는 중이겠지. 아니면 하루를 견딜 만큼의, 내 몫만큼의 힘이 생기는 중이겠지.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