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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진 Apr 23. 2021

탐험가의 눈

오늘의 눈 맞춤

2021 4 23, 오후 1 52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 좋아하는 가수의 생일을 기념해 백수 동지와 축하하기로 했다. 사실 좋아하는 가수는 핑계에 불과했고 서로 침대 위 칩거 생활을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원래 타려던 버스를 놓쳐서 경로를 바꿨더니 생각보다 더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하게 됐다. 계획에서 벗어나는 건 가끔 이런 깜짝 선물을 놓고 간다. 나는 그냥 즐기면 된다.


 친구는 내가 기다리게 됐다며 미안해했지만 나는 좋았다. 한때 자주 다녔던 동네에서 새로운 길을 탐색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담장 위 초록색 나뭇잎들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는 조금 다른 느낌. 비슷한 듯 다르게 생긴 거리를 걸으며 난 탐험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늘 익숙한 것만 찾다가 낯선 것을 경험하는 건 분명 멋진 일. 작은 틀어짐이 가져다준 큰 선물.


 오늘 하루 종일 편안했다. 사실 밤을 새워서 정신의 한쪽 부분은 몽롱하기도 하다. 어쩌면 꿈을 현실처럼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꿈에서 깨더라도 다시 꿈일 테니 이역시 좋은 일.


 아직 남은 오늘도, 조금 더 멋진 탐험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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