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번째 질문

20201016

by 여느진

Q. 퀴즈 프로그램에 나가서 상금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면 뭘 하고 싶나요?


A.

다른 사람 말고 나에게만 쓰기. 특히 가족에게 절대 쓰고 싶지 않다. 가족이 싫어서라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고, 그냥 내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을 가족이 아닌 나로 바꾸고 싶어서다. 6개월짜리 단기 적금을 들고 비슷한 만기금액을 수령할 때마다 여행이나 선물 등, 가족을 위해 써왔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어서.


나한테 주고 싶은 선물은 핸드폰이나 지갑을 바꾸는 것이 될 수도 있고, 고민만 하던 신발이나 옷이 될 수도 있겠지. 스마트워치를 살 수도 있고. 사고 싶은 게 없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꽤 많네. 여행도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각 지역별 특산품을 구매하는 것도 좋겠다. 아니면 작사 학원이나 운전면허 학원 등록하는 데에 다 쓸 수도 있고.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왕창 살 수도 있겠다.


돈 벌기 시작하고 마주하는 100만 원의 무게는 생각보다 가볍다. 학생 때는 100만 원이 있으면 세상이 바뀌고 그럴 줄 알았는데. 한 달을 살아내면 100만 원 쓰는 건 우습지도 않은 일이라 예전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막상 생존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로 채우니 들어가는 게 많아서 놀랐다. 역시 뭘로 채우는지가 중요한 건가.


100이라는 숫자에 내가 더 많이 채워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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