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은 언제나 달콤하다

편안한 것이 불안하다니

by 아름다운 나날들

일은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고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편안하다. 예전에 부처님이 인생사를 비유하여 제자들에게 이야기하셨다고 한다.


한 나그네가 광야에서 성난 코끼리에게 쫓기다가 우물을 발견하고 근처에 널부러져 있던 칡넝쿨을 잡고 우물 안으로 피신했다. 그런데 우물 벽과 바닥에는 뱀들이 득실거려 벽에 붙지 못하고 바닥에 내려갈 수도 없었다. 칡넝쿨에 의지해 허공에 매달려 있는 그 순간, 흰 쥐와 검은 쥐가 나타나 칡넝쿨을 갉아먹었다. 이제 죽었구나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벌집에서 꿀이 떨어져 나그네의 혀에 닿았다. 나그네는 이제 몸을 의지한 칡넝쿨의 줄이 끊어져 떨어지면 뱀들의 먹이가 될 것인 상황을 망각하고 혀끝에 닿는 그 달콤함에 잠시 취해버렸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늘 가볍게 살자고 하면서도 불안함은 떨쳐버릴 수가 없나보다. 불안한데 그래도 불안해하면서도 일상은 유지해야하고 벌어진 일은 처리해야하고

희생과 책임은 마음이 아프지만 종결은 지어져야한다.



합리화, 억압, 부인, 해리, 체념적 수용의 무의식적 방어기제가 작용하는 것 또한 신기하고 흥미롭다. 스스로를 지키려는 보호막을 치는 것으로 자아가 감각을 실제로 느끼지 않도록 차단한다. 이러한 마음의 안전거리는 방어이면서 임시적 치유 반응이다.

그리고 통제욕이 다소 높은 사람일 수록 그 붙잡고 있던 끈을 놓아버렸을때 오는 평온감이 있다. 이것은 외형적으로는 다소 성숙해 보이는 심리적 평정일 수 있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면 자신이 모든 걸 통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깊은 인식이 자리 잡는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고 편안해진다. 마치 빨래를 널어두고 바람에 흩날리는 살랑살랑 가벼운 옷자락을 바라보고 있을 때의 느낌이다. 인공 건조기가 아닌 널어두는 자연 건조는 자연 바람이 알아서 말려준다. 우리가 뭘 통제할 필요가 없다. 그 때 진짜 평온감을 느끼는 것이다.

어찌보면 그동안 너무나 달려온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달려오다가 정서적으로 탈진한 후 찾아오는 일시적 평면감일 수 있다. 감정의 재충전고 생각하고 정서적으로 쉼표를 찍는 시간일 수 있다. 감정의 브레이크 타임이다. 종종 식당의 문 앞에 걸려있는 “Break Time" 이란 메세지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 진다. 거기에는 기대감이 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식당은 다시 손님들로 활기를 찾을 것이고 우리는 즐겨먹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는 안도감과 기대감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이 평온함을 즐기자.

더 이상 싸울 필요없이 이제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