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원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매년 아내의 생일이 되면 남편은 파인 다이닝을 예약한다. 2015년 12월 생일 이후로 이런 습관이 생겼는데 이제는 아주 자연스러운 행사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하필 생일이 크리스마스와 연이어 있어서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파인 다이닝의 경우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식사 비용이 거의 두배로 뛰거나 비싼 크리스마스 시즌 메뉴를 따로 선보이기까지 한다!!
어찌 되었든지 2023년 생일에도 남편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예약했다고 발표했다. 그곳은 바로 소공동 롯데호텔 '피에르 가니에르' 식당! 마침 소공동 롯데호텔은 크리스마스 시즌 거리를 예쁘게 꾸며놓아서 덩달아 크리스마스 기분까지 만끽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프렌치 레스토랑을 엄청 많이 가본 건 아니지만 그동안 다녀온 곳들과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며 식사를 했는데 피에르 가니에르만의 간결함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보통 프렌치 레스토랑을 떠올리면 화려한 식기와 많은 가짓수의 음식들, 다채로운 디저트 등이 연상될 것이다. 마치 베르사유 궁정에서의 식사처럼 호화로운 테이블을. 그런 면에서 화려했던 '강민철 레스토랑'과 흰색 식기의 간결함이 돋보인 '롯데호텔 피에르 가니에르'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으며 이로써 피에르 가니에르가 지니고 있는 방향성, 철학 등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음식에 대하여는 긴 말을 하지 않겠다. 우리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기본 런치 풀 코스(바다+육지)와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코스 메뉴를 각각 주문하였고 서로 상대방의 음식을 조금씩 맛보았다. 피에르 가니에르의 경우 런치 코스에는 와인 페어링이 없는 관계로 남편은 글라스 와인을 주문하였다.
음식의 맛은 지나침이 없고 간결했다. 나는 그중 레스토랑의 유독 흰 식기들이 눈에 띄었고 특별히 셰프가 흰 식기를 선호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집으로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았다. 역시나 오래전 그의 인터뷰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인터뷰에는 왜 그가 유독 흰색 식기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적혀있었다.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은 흰색 접시만 사용한다. 재료의 색감, 선, 질감, 위치 등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살릴 수 있는 접시는 가장 깔끔한 흰색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또한 프렌치 레스토랑이지만 한국 식재료를 유독 많이 사용하는 모습도 꽤 인상적이었다. 국내에서 구하기 쉬운 인삼, 김치, 디포리, 감태, 오미자 등 프랑스 요리에서는 생소한 한국 고유 식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문득 파리, 도쿄 등에 가서 그 나라 식재료를 물씬 활용한 피에르 가니에르 요리도 맛보고 싶어졌다. 또다른 매력이 있겠지!!!! 식기나 커트러리에도 유독 눈길이 갔는데 전통 있는 브랜드의 기물을 쉽게 교체하지 않고 아주 오래도록 소중하게 잘 사용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기물들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깊이 또한 좋았다.
아!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할인과 관련된 엄청난? 팁인데!!! 롯데호텔 리워즈에 가입된 회원이라면 누구나 회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는 우리에게 직원은 (오히려 적립되지 않는 L포인트 가입여부를 물어본 후) L포인트 적립을 도와주었는데 알고 보니 피에르 가니에르는 L포인트 해당 업소가 아니었다?!! L포인트 적립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고 적립된다고 해서 굳이 바코드를 보여드렸는데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아서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호텔 등 관련해서는 적립되지 않는 곳이 있다고..ㅎㅎ 이것이야말로 가짜 노동이 아닌가. 직원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니.. 뭐 이건 그럴 수 있지만 며칠 전 이메일로 <2024년 롯데호텔 리워즈 등급별 혜택 안내>가 날아와서 살펴봤더니 글쎄.. 리워즈 회원들은 등급별로 식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가입만 해도 기본 5% 할인 가능) 흑흑흑.. (뭐 찐 부자들은 이런 혜택 따위엔 관심도 없겠지만..)
피에르 가니에르 측에서는 고객들에게 적립되지 않는 L포인트 적립을 안내하기 보다는 롯데호텔 리워즈 가입 여부를 물어보고 할인을 도와주는 게 고객입장에서는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우리처럼 할인혜택을 놓친 분들이 계시다면 꼭 롯데호텔 리워즈를 활용하길 바라는 마음에 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