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날씨를 좋아하나요?
사람이 태어날 때 국가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태어난 국가의 기후에도 어느 정도 종속된다. 그것은 불행이라면 불행이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분명 사람마다 저마다의 성격적 기질이 있듯 날씨 또한 그러하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는 열이 많아서 더위보다는 추위를 잘 견디고 어떤 이는 추위에 취약해서 따뜻한 기후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 또한 선천적으로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청정하고 공기가 좋은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지역이 잘 맞을 수 있으며 관절염이 있는 이들은 건조하고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가 잘 맞을 것이다.
나는 타고나게 열이 많고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지만 건조하고 따뜻한 캘리포니아 그리고 유럽의 지중해성 기후가 잘 맞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나에게 대한민국은 꽤나 궁합이 맞지 않는 최악의 나라라고 할까. 학창 시절 귀가 닳도록 학습한 '고온다습' 기후 대한민국. 요즘은 이상 기후 덕분인지 여름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습하고 비와 눈이 내리는 이곳. 여기에 살고 있자면 한숨이 절로 나올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여행을 떠날 때는 국가와 날씨를 많이 고려해 보는 편이다. 제 아무리 멋진 곳이라 할지라도 365일 습하고 비나 눈이 계속해서 내린다면 나의 기분은 다운되고 곤욕스러울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 대한민국의 사계절 중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인데. 물론 봄에도 봄비가 자주 내리긴 하지만 화창하고 적당히 더운 온도와 쨍한 하늘, 곳곳에 핀 꽃들을 보노라면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지고 마구 걷고 싶어 진다. 올봄에는 많이 걸어야지. 올해에는 휴가를 조금 빨리 떠나게 되었는데 그곳의 날씨가 내내 건조하고 맑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또 어떤 날씨를 만나게 될까. 노년에는 정말 좋아하는 기후의 도시들을 오고 가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