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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로 오래 살아남는 방법

부부싸움을 피하는 방법은?

by 루 살로메
부부.png 항상 사이좋을 수만은 없으니까


아주 오래전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혜영' '션' 부부는 너무나 해맑은 모습으로 결혼 후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션 부부를 보면서 나는 결혼해서 부부싸움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보편적이고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But, 막상 내가 결혼을 해보니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한 번씩 남편과의 대화 중에


"있잖아. 정말 부부싸움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부부가 존재할까?"


라는 물음을 던지게 되었을까. 결혼 후에는 션 부부가 마치 기네스북이라도 올라야 할 것 같은 기이한 부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구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션 부부처럼 한 번도 싸움을 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댓글로 노하우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어쨌든 어떤 날에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또 어떤 날은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종족, 아니 외계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니. 이 복잡 미묘한 관계를 10년 넘도록 잘 이끌어 온 것이 어쩔 때는 신기할 지경이다. 물론 서로 다른 성향 때문에 결혼 직후인 신혼 때 가장 많이 싸웠고 점점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싸움은 아주 극히 드문 일이 되긴 하였지만. 그래도 완전히 0 ZERO가 된 것이 아니기에 노년까지 현명한 부부로 사이좋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종종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깨달은 바를 간략하게 요약해보고자 한다.


1.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

남편은 전형적인 '이과' 나는 전형적인 '문과' 그것도 예술가형을 타고났기에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 뇌를 사용하는 부위도 다른 것 같고 남편은 굉장히 심플하고 단순한 반면 나는 복잡하고 섬세하고 예민하기에.. 상대방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으면 한 없이 부딪칠 수밖에 없다. 그냥 저 사람은 나와 다르다는 걸 전제하면 조금 마음이 편해진달까. 물론 상대방을 위해 (상대방에 맞춰) 변화할 수도 있겠으나. 이건 분명 한계가 있다. 사람은 저마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기질이라는 게 있으니까.


2.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는다.

사람은 방어적이기 마련이다. 누군가 나를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이유로 공격하기 시작하면 누구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물론 방어만 하면 다행이지만. 인간은 누구나 똑같이 상처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되겠는가? 공격을 받은 이는 방어하기 위해 상대방을 똑같은 방식으로 공격하게 된다. (물론 도피형도 있다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부부는 둘 모두 그런 성향의 사람은 아닌 듯하다.) 상대방의 약점, 그동안 서운했던 점 기타 등등..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일로 다툼이 시작되지만 이렇게 서로를 공격하다 보면 상처 주는 말과 행동으로 서로에게 아픈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러니 아무리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서로의 관계를 아름답게 유지하는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싶다.


3. 적당한 거리 두기

얼마 전에 재미있는 이미지를 봤는데 여자와 남자가 얼마나 다른 성향의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여자는 수백 가지의 것을 해줘야지 만족을 느끼지만. 반면 남자들은?!!


1) 잘 먹인다 2) 잘 재운다 3) 그냥 내버려 둔다.


딱 이 3가지만 채워지면 행복해한다니...ㄷㄷㄷ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사실 나는 남편이 항상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길 원하지만 어찌 보면 남편은 그것이 또 하나의 노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혼자 시간을 갖도록 내버려 두는 것. 혼자 좋아하는 것을 할 시간을 주는 것. 사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게다가 아이가 있는 집안이라면 더더욱, 남편에게 바라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 뻔하지 않은가. 정리하다 보니 아주 평범하고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지만. 이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점점 인간의 수명은 늘어가고 100세 시대에 돌입한 지금, 부부가 다투지 않고 오래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기본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것은 물론 나에게 하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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