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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없애는 연습

좋아하지 않는 것에도 관심 갖기

by 루 살로메
세일 기간에 구입한 그릇에 담은 '차돌박이 된장찌개'



며칠 전 아빠와 우연히 이마트에 방문했다가 코렐 Corelle 식기 세일 코너를 발견하였다. 평소 코렐 그릇을 볼 때면 디자인이 촌스럽다고 생각하여 잘 깨지지 않고 가볍다는 리뷰와 칭찬글을 보아도 굳이 구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웬일로 이날만큼은 가판대에 넓게 펼쳐진 코렐 식기를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아빠와 나는 그릇들을 요리조리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많은 그릇들 사이에 눈에 띄는 무늬가 두개 있었으니 바로, MSNY (마켓 스트리트 뉴욕) 라인 '민트 리브즈'와 '블루 블루밍'!!!이었다.


게다가 처음 만져본 그릇은 그동안 사용한 도자기 종류나 르 크루제 기타 등등의 식기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가벼웠다. 이참에 코렐에 입문해 볼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두개의 종류를 짝 맞춰 구입하였다. 아빠에게도 필요한 것을 고르라며 선심 쓰듯이 말하면서. 처음에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냥 가벼우니까 한번 써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그릇을 사용하자 가볍고 실용적인 코렐 그릇이 이제는 예뻐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단종 모델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찾아보니 온라인 쇼핑몰에도 몇 종류는 판매되고 있어서 그것들을 추가로 구입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문득 '취향'이란 무엇일까 혼자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물론 그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선택과 시야를 좁히는 울타리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만약 코렐 식기에 대한 편견을 끝까지 고집했다면 이렇게 편하고 가볍고 즐겁게 요리하는 일은 없지 않았까. 그동안 아줌마 그릇 같다고 관심도 두지 않았던 '코렐' 그릇을 뒤늦게 애정하게 된 나를 되돌아보면서 일상속에서도 '편견'을 좁히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렇다. 나는 얼마나 편견 많은 사람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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