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정말로요
"아니, 세상이 이렇게 많이 변했네!"
라는 말이 제법 와닿는 1년 반 정도의 시간이었다.
그동안 마스크는 연예인이나 쓰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덧 마스크 없는 외출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개인적으로 지난 1년 반 사이 회사를 그만 두고, 휴식을 갖고,
또 새로운 회사로 가게 됐다. 인생의 쳇바퀴가 반복되는 듯 했지만 나름 쳇바퀴와 다른 삶을 살겠다고 약간의 업종을 바꾸긴 했지만... 늘 인생의 진리는 '그거나, 그거나'이다.
어쨌든 개인적인 부분 외에도 사회가 급변했다.
내가 몸담았었던 업계는 쉬는 동안 '온라인'이 이미 크게 자리 잡았다. 사실 기자로서 일을 하면서 외근은 참 매력적이었는데 말이다.
해외에 나가서 가장 놀랐던 것은 '24시간'이 많았던 한국과 달리 너무나도 일찍 문을 닫는 가게들이었다.
유독 저녁을 좋아하던 나였기에 이제 시작인데, 오후 7시면 문을 닫는 카페와 9시면 문을 닫는 음식점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 차서 돌아왔었는데,
1년 반 사이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 됐다.
어느덧 만남이 조심스럽게 변했다.
'급만남', '번개'라는 귀여운 말이 있을 정도로 '갑자기' 만나게 되는 일도 일상다반사였는데
이제 그것 조차 조심스러워진 세상이다. 혹시라도 민폐가 될까봐,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학교와는 거리가 먼 나이가 돼서 몰랐는데
요즘 대학생들은 OT나 MT를 가보지 못했다고 한다. (세상에)
초등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서 책가방을 메고, 분리수거 하는데 따라왔다는 귀엽고도 슬픈 이야기를 보았다.
어렸을 때 미래를 생각하면 사이버의 느낌이 가득했는데,
이렇게 마스크 속에서 비대면 사회를 살아갈 줄 몰랐다.
개인적인 인생도, 넓은 세상도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다.
빠른 변화 속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싶기도 하다.
사실 나는 사람이 무서웠고, 지금도 무섭다.
하지만 또 사람이 좋았고, 좋다. 모순 중의 모순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과 교류가 비교적 적어진 지금이 좋을 때도 있지만,
뭔가 간이 되지 않은 국과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인간미, 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무엇인지 더욱 알 수 있을 것 같다.
덜컥 온라인과 AI가 빠르게 다가왔지만 인간미 한 방울이 없어서 재미가 없는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 변화하는 세상이라는 파도 속 나는 어떻게 파도타기를 해야 할까 걱정도 된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 그냥 이 순간, 순간을 즐기자는 말이 더 와닿는 요즘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세상이 많이 변했다.
어서 마스크를 벗고 여름밤 만의 공기를 느끼며 하염 없이 걷고, 시원하게 맥주 한 캔도 따고,
그렇게 하루의 마무리를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