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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니체 Feb 15. 2021

이 시국에 안경점 창업?

안경점 창업을 고민하는 당신께


번화가 어딜가나 볼 수 있는 그곳. 안경점이다. 우리나라는 여타 국가보다 근시율이 높기로 악명 높은데, 높은 학구열과 긴 업무시간 때문이라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여하튼 웬만한 패스트푸드보다 많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흔한 배경처럼 넘어가기도 했던 매장이 바로 안경점이 아닐까싶다.

필자는 시력이 좋지 않아 평소에 안경과 렌즈를 번갈아 가면서 착용한다. 그렇기에 평소 집 근처 안경점 어디가 저렴하고, 어디가 친절한지 정도는 꿰차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일주일 전, 자주 가던 A안경점이 폐업했다. 안경사 아저씨가 친절하여 다른 곳 보다 가격은 비싸도 3달에 한 번씩은 꼭 들르던 곳이었는데, 예고도 없이 문을 닫으니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니었다. 과연 이 시국에 안경점 창업은 A안경점처럼 폐업으로 가는 지름길일까?


안경점은 누구나 할 수 있는가?

안경점은 관련 법률에 의거, 오직 안경사 면허증을 갖춘 안경사만이 차릴 수 있다.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의 조제 및 판매업소 개설자체가 불가하다.

안경사 면허증을 따기 위해선 3~4년제 대학에서 안경광학과를 졸업 후에 안경사 시험에 응시하면 된다.

안경광학과 졸업자들에게만 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만약 타전공생이라면 재수를 하여 안경광학과로 입학 후 졸업하여야만한다. 안경사 시험은 국가고시로, 1년에 1번만 시행하기 때문에 시험에서 한 번 떨어지면 다음 년도를 기약해야 한다. 이렇듯 특정 학과, 특정 면허를 취득하는 사람만이 창업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타 전문직처럼 창업장벽이 높아 무분별한 경쟁에서는 자유로워보인다.


안경점의 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2017년 기준 국내 안경시장은 연간 2조 3천억 원대로 성장했다. 국내 안경점의 수는 최근 조사된 정보가 없어 지난 자료지만 2010년 기준 약 7,400여 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프랜차이즈 안경점이 약 2,500여 개소, 개인 안경점이 4,900여 개소 정도이다. 꾸준히 안경점 업계도 프랜차이즈화가 빠르게 확산되어 업계의 장악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가운데 약 300여 가맹점을 둔 ‘㈜ 다비치안경’과 역시 300여 개 이상의 가맹점을 두고 있는 ‘㈜ 일공공일 콘택트’가 프랜차이즈 안경점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력 보정용 렌즈와 안경테가 주요 판매 상품이며 이외에 선글라스, 스포츠 고글, 콘택트렌즈, 칼라 렌즈 등의 판매가 주를 이룬다.


프랜차이즈 업장

다른 업종의 매장과 같이, 안경시장에도 프랜차이즈 업체의 입김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인터넷 연계, 멤버쉽, 다양한 서비스로 중무장한 프랜차이즈 업장 앞에 개인 안경점들은 힘을 못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의 경우, 개성있는 운영전략은 불가능하지만, 오픈부터 자재관리까지 본사 지원과 각종 보조가 있기 때문에 초보창업자도 어렵지 않게 오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가격대와 할인행사가 일괄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타지점을 이용한 고객도 쉽게 확보할 수 있어서 초보 창업자들의 큰 걱정들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하지 않았던가. 초기 창업비용이 꽤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비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1000만원 정도이며, 교육비는 별도로 200만원 초반대에 형성되어있다.

인테리어, 익스테리어(간판 등) , 안경필수설비, 초도물품까지 지원받는다면 30평기준 1.1억이 초기 창업 비용이 되며,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지불하는 로열티가 80~100만원 정도가 발생한다.

초기 자본이 넉넉치 않다면 쉽사리 지불하기는 힘든 가격대이다.


현재 안경점을 할 때 주의해야할 점

고객확보)

영업장은 오픈빨이라는 말을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오픈 행사와 오픈 홍보는 업장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이벤트이다. 비슷한 입지에 경쟁 매장이 몰려 있는 안경점의 특성상 특정기간이라도 타 매장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과 풍족한 사은품을 지급하여 고객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다만 개인 업자들에겐 안타깝게도, 요즘엔 유통마진과 건물 1층 임대의 특권을 버려가며 초저가에 안경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들이 등장하여, 그러한 방법에도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입지의 중요성)

A급 상권, 최상의 입지, 165㎡~200㎡ (50~60평)이 상 규모의 대형 안경점의 경우 일 매출이 1천만 원대 이상을 올리는 안경점이 있는 반면, 치밀한 준비 없이 어설픈 입지에 출점할 경우 일매출 50만 원 미만을 올리는 안경점도 수두룩하다. 평균 수준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99㎡(30평) 정도의 비교적 양호한 업소의 경우 일 매출 100~150만 원대, 월 매출 2,600~4,000만 원대 정도의 매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경점 역시 여타 모든 자영업 업종과 마찬가지로 고객 관리와 서비스, 규모와 입지조건 등 전략적 접근 없이는 저절로 매출이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코로나 특수?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가장 수혜를 많이 입은 업종이 바로 안경점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안경점은 재난지원금 지급주에 전 주 대비 매출액 증가가 66.2%나 높았다고 한다. 이는 시력교정용 안경 값이 10만원대 중후반에 이루어져 있어 평소 구매하기 힘들었던 서민들의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평소 필요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안경구매에 재난지원금을 활용한 것이다. 또한 안경 착용이 코로나 감염율을 유의미하게 줄여준다는 사실도 조금 거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시적 이벤트는 장기적 호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다시 많은 안경점의 매출이 급감했다. 상권이 죽고 유동 인구가 줄면서 안경업도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안경은 불편하더라도 지금 당장 바꿔야 하는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의 흐름이나 삶의 질이 개선되는지 여부를 많이 따른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안경업도 코로나의 대유행과 함께 고전 중이다.

트랜드의 변화

프랜차이즈 바람이 거세게 불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안경점 업계의 업황은 암담하다. 렌즈의 경우 전문 안경사만이 판매가 가능하지만, 안경테의 경우는 일반 판매도 가능해 온라인 쇼핑몰 등을 위주로 활발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패션안경이 유행하면서, 안경테 시장은 패션 액세서리로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급속한 성장세를 이뤄가고 있다. 따라서 전문직 업종이라는 장점만으로 보수적인 영업을 해 오던 개인 안경점들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급속한 성장, 패션 액세서리로서의 트랜드 변화 등 악재 속에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문을 닫는 업체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안경테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난립된 상황에서 저가의 안경테가 무차별 공급되면서 안경 가격의 인하와 안경점 간 치열한 경쟁 역시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안경점 창업은 단순히 자격과 면허만 취득했다고 해서 덤비기 보다 기술은 기본으로 하고 소비자의 취향, 유행과 트랜드, 영업과 서비스 마인드를 두루 갖추고 준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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