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을 정리하고 질서의 세계로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산다. 아니, 그렇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 보다는 '잡념'이나 쓸데없는 고민들로 머리를 채우며 살아간다. 생각과 잡념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이 둘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의도치 않은 오해들이 생기고는 한다. 그렇다면 생각과 잡념은 어떻게 다른가?
우선 생각이란 어떠한 문제나 현상, 사물 등을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방향으로 분석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말한다. 누군가 사업에 차질이 생겨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 그는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문장에서 쓰인 생각이라는 어휘는 위 정의를 내포한다.
잡념은 말 그대로 잡다하고 불규칙적인 공상들이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서 비롯된 망상, 혹은 합리적인 예상과는 거리가 먼 부풀려진 걱정들을 일컫는다. 배가 조금 아프다고 위암을 걱정하거나 학업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 섣부르게 무직 백수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명상을 할 때 생각을 비우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사실 잡념을 비우라는 뜻이다.
냉철하게 돌아보면, 근 몇 개월 간의 나는 생각보다 잡념이 많은 삶을 살았다. 생각의 양과 깊이는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의 강도와 비례한다. 때문의 내 삶의 통제권은 꽤 오랜 기간 내 손을 떠나 있었고 어느새 나는 사는 대로 생각하는 인간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나는 생각하는 삶과 생각하지 않는 삶이 반복되는 싸이클을 여러번 경험해봤던지라, 삶의 통제권을 되찾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간단하면서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 된다. 나는 그 생산적인 활동으로 글쓰기를 선택했고, 지금 쓰는 글도 그 일환이다. 나 혼자하면 작심삼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친구 한 명과 같이 시작했다. 경쟁의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벌금이라는 패널티를 도입했다.
오늘은 대망의 프로젝트 첫 날이었다. 사업 상 문제로 일러야 1시에 잘 수 있는 내 삶을 고려하여 8시 기상 및 8시 30분 조깅을 루틴으로 설정했다. 오늘 첫 조깅을 친구와 뛰어보니 혼돈의 기간 동안 내 체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체감했다.
10km마라톤을 준비했던 작년의 기록과 비교해보면 잡념형 인간의 발전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음이 명확해진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만 보기로 했다. 나는 2시간 밖에 잠을 취하지 못했음에도 5km를 완주했다. 스스로 칭찬함이 마땅하다.
이 글을 몇 명이나 볼지는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선언하건데, 나는 이 프로젝트를 단기형이 아니라 계속 가지고 갈 루틴으로 만들 계획이다. 매일 글을 쓰고, 매일 뛰고, 매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겠다. 물론 '매일'은 상징적인 의미지만 불가항력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루틴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