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칸타레2, 금난새에 도전하는 헨리?
여러분은 어떤 TV 프로그램을 즐겨서 보시나요?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얼마 전에 제가 정말로 좋아하던 교양 프로그램인 <역사저널 그날>이 갑작스럽게 종영했어요.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없애다니
방송국에서 정말 잘못 생각한 거라고 격분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ㅎㅎ
생각해보면 제가 좋아했던 프로그램들은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명작 스캔들>이라든지....
아무래도 역사나 순수예술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니기에,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것이 종영의 이유이겠죠?
그래도 TV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클래식 음악을 소개해주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에요.
이러한 저의 아쉬움을 해소해주었던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tvN에서 2015년에 7부작으로 방영했던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 2>입니다.
시즌1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이 프로그램은
클래식에 열정을 가지고 있던 연예인들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어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고 음악회를 여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지휘에 금난새와 헨리, 박명수, 벤지 등의 출연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마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헨리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소개할 음악은 이 프로그램에서 헨리의 지휘로 연주되던 곡입니다.ㅎㅎ
연습을 위해 모인 오케스트라가 파트 연습을 하던 중,
타악기 파트인 우드블록이 연주를 하자 모든 악기 파트가 하나씩 연주에 참여하면서 음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헨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자 단상 위에 올라가고 재치 있게 지휘하는 흉내를 내죠.
모든 연주자들 얼굴엔 미소가 머금어지고, 연주 중에 들어온 지휘자 금난새도 그저 웃으며 오케스트라를 바라보게 되죠. (아빠미소?^^)
오늘 소개할 곡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성격과 어울리는 장면이었다고 생각이 되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어요.
개인적인 바람은 시즌3가 속히 나와 주었으면 싶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nzJJNvjKhds
이 음악을 찾아보다가 유튜브에서 꽤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곡을 초등학교 교실에서 많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리코더로 열심히 연주하는 학생들의 영상을 보고 너무 기특해서 소개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함께 올립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르로이 앤더슨의 '고장난 시계'입니다.
먼저 작곡가인 앤더슨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볼게요.
앤더슨은 1908년 미국 케임브리지에서 출생한 작곡가로, 거장인 카라얀과 동갑입니다.
그는 하버드 대학 재학 시절에 음악을 배우고, 교회 오르가니스트와 음악교사, 합창지휘자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리고 1935년부터 보스턴 팝스오케스트라에서 편곡과 작곡을 하였습니다.
미국의 많은 영화음악을 지휘한 존 윌리엄스는 앤더슨을 '미국 경음악의 거장'이라고 평하였고요.
그의 음악은 관현악곡의 색채를 충분히 발휘하여 클래식의 진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재즈적인 요소를 가미시켜 재기 발랄하고 기발하게 풀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20세기에 들어서서 무조음악, 음렬 음악, 클러스터 등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로 인해
복잡하고 어려워진 클래식 음악은 대중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게 됩니다.
이에 반해, 앤더슨은 샌드페이퍼, 타이프라이터(타이포), 시계 등의 생활 속 사운드를 이용해 음악을 작곡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그의 음악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사랑받는 음악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그의 음악을 클래식이라고 부를 수 없지 않느냐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제 생각에는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고 많이 연주되는 만큼, 클래식 음악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장난 시계’의 원 제목은 ‘싱코페이티드 클록(Syncopated Clock)’입니다.
이곡은 1946년 여름에 아서 피들러 지휘와 보스턴 팝스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된 곡입니다.
경쾌한 우드블록의 박자에 맞춰 연주되는 이 곡의 대표적인 특징을 말하자면 싱코페이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싱코페이션이란 우리말로 당김음입니다.
음악에는 박자표에 따라 강, 약, 중강이라는 셈여림이 있습니다.
4분의 2박자는 강 약
4분의 3박자는 강 약 약
4분의 4박자는 강 약 중강 약
그런데 싱코페이션이 적용되면 여린 부분이 센 부분으로 되거나, 센 부분이 여린 부분으로 되어 셈여림의 위치가 바뀌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4분의 4박자는 원래 강 약 중강 약 인데, 싱코페이션이 첫 박에 적용되면 약 강 중강 약 으로 변하게 됩니다.
음악이론적인 부분이라 조금 어렵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
사실 이해를 못하셔도 크게 상관없어요.
즐겁게 들으면 되는 거니까요?^^
아마 '고장난 시계'라는 제목으로 해석한 분은
일정한 박자로 똑딱거려야 하는 시계가 엉뚱한 박자에 똑딱! 하고 소리를 내니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고장난 시계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이름을 붙이신 거 같아요.
이곡을 감상하실 때, 주의를 기울여서 들어보세요.
앤더슨의 작품 중에 한 곡을 더 추천해보려고 해요.
‘타이프라이터(Typewriter)’는 사무실에서 사용되는 타이프라이터를 그대로 무대에 옮겨와 연주하는 곡인데요.
당시 1950년대의 미국의 상황에 딱 맞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추어 독주 악기가 연주하는 음악형식을 ‘협주곡’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곡은 ‘타이프라이터 협주곡’이겠죠?^^
연주자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인해 연주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wZCh4EY_kug
이 곡에 사용되는 타악기는 우드블록입니다.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되어서 간단히 소개합니다.
우드블록은 몸체를 손이나 채로 쳐서 또는 서로 부딪쳐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입니다.
딱딱한 나무의 안쪽을 긁어내어 만든 악기로, 맑은 소리를 가지고 있죠.
형태는 둥근 모양과 네모난 모양이 있는데, 네모난 모양은 크기가 다양하여서 여러 가지 음색과 피치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주로 재즈 음악에서 사용되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클래식 음악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악기는 제가 조만간 특집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소개할 예정이니 기다려주세요^^
앤더슨의 곡은 재치 있는 음악적 특징을 가졌기 때문에,
무대에서 연주하는 연주자들과 지휘자의 연기력을 요하는 음악들이기도 합니다.
위에 소개한 '타이프라이터'처럼요.ㅎㅎ
이곡은 쉽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이니만큼 어린이들에게 들려주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CrpdQngwk2g
금난새 선생님의 대표 앙코르 레퍼토리인 만큼, 금선생님 지휘의 연주로도 감상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BvvtjJMa8AM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 목요일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