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10회 유아인의 앵콜 연주곡
날씨가 조금 풀리는 듯하더니,
어제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었어요.
오늘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혹시 김희애와 유아인의 출연으로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 <밀회>를 보신 적이 있나요?
밀회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묘한 기류로 인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두 주연배우의 나이 차이가 20살이라는 것이 더욱 화제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7y18ZuDpxBI
이 음악은 밀회 10회에 유아인(선재)이 음악회에 앵콜로 연주한 곡인데요.
이 드라마를 보면 생각나는 음악가가 있어요. 바로 슈만과 그의 부인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입니다.
이들 드라마와 평행 이론 되는 인물은 박혁권(준형) - 슈만/ 김희애(혜원) - 클라라/유아인(선재) - 브람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슈만과 클라라, 브람스의 삼각관계는 논픽션이라는 점...
자세한 이야기는 밑에서 이어집니다.ㅎㅎㅎ
오늘 소개할 곡은 브람스의 '인터메쪼 op.118 - 2번'입니다.
op. 는 클래식에서 작품에 번호를 매기는 단위로, '작품'을 의미하는 라틴어 Opus의 약자입니다.
독일 작곡가인 요하네스 브람스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입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했고 실내악부터 교향곡, 협주곡까지 다양한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쇼팽, 슈만 등과 함께 낭만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불리는 브람스는 이전 세대의 작곡가인
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고전시대의 베토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초기에는 정열적이며 화려한 작품을 많이 작곡하여 풍부한 색채감을 추구했지만
그의 생애 중기에는 바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대위법*적인 기법들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대위법은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시키는 작곡기법으로, 쉽게 멜로디가 여러 개인 돌림노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후기에는 대규모의 화려한 곡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풍부하게 드러내는 곡을 작곡했습니다.
브람스는 굉장히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해요.
대범해 보이는 인상과는 다르게, 작품을 쓸 때도 굉장히 고심했고
완벽주의자이었기 때문에 곡을 써놓고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폐기해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브람스를 소개할 때는 슈만과 클라라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그들 뒤에는 수많은 뒷이야기들과 추측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간단하게 이야기해볼게요.
슈만은 클라라의 음악 선생님이었는데 당시에 클라라는 전도유망한 피아니스트였어요.
그들은 사제지간이었지만, 서로 사랑해서 집안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클라라의 아버지가 슈만을 고발하는 등 법적인 싸움까지도 불사하게 되죠.
슈만은 작곡 활동과 함께 음악 잡지를 만들어서 신인 음악가들을 소개하는 일도 하게 되는데,
브람스가 20살이 되던 해인 1853년에 슈만 부부와 브람스가 처음으로 만나게 됩니다.
슈만 부부는 브람스의 음악에 반하게 되고 브람스도 그들을 존경하게 되면서 그들의 관계는 깊어집니다.
사실 브람스는 클라라를 보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리고 슈만과 함께 작곡한 곡인 F.E.A 소나타 중 3악장 스케르초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작곡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lbbiSV-zlA
이를 인식한 클라라는 답하는 마음으로 로망스 3곡을 작곡합니다.
브람스가 슈만 부부 집에 왔을 당시, 그녀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고 합니다.
함부르크에서 굉장한 음악 천재가 집으로 찾아왔다.
그 사람은 마치 하나님이 보낸 사람 같았다.
남편은 이 사람 곡에는 아무 말도 보태거나 뺄 것이 없다고 했다.
또 해맑은 얼굴로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던 그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이쯤 되면, 결국 슈만이 결국 버려지는 드라마 같은 스토리인가 하시겠지만...
슈만이 죽은 후에도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우정으로 남게 됩니다.
브람스는 슈만이 죽은 후에도 슈만과 클라라의 자녀인 7명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그녀의 곁에 남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게 됩니다.
물론, 클라라가 죽고 나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사실 브람스가 수염을 기르게 된 것은, 클라라 때문입니다.
위에 세 사람이 함께 있는 사진은 브람스의 젊은 시절인데... 소위 말하는 꽃미남이라고 봐도 되겠죠?ㅎㅎ
클라라와의 14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려고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오늘 소개할 브람스의 인터메쪼는 피아노 곡입니다.
인터메쪼란 막간에 쓰이는 간주곡으로, 촌극이나 다악장의 대곡에서 악장 사이에 삽입되는 경과적인 소곡을 말해요.
그런데 19세기 소품곡에 이 명칭이 쓰이면서 자유로운 형식의 피아노곡을 지칭하게 되죠.
이 곡은 브람스 말년에 작곡된 곡으로 그의 음악성이 단연 드러나는 곡이에요.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화음 혹은 코드)이 돋보이는 곡이며
앞서 바흐의 음악의 영향을 받았던 대위법적인 기법이 특징적입니다.
저는 이곡을 백건우 선생님의 연주로 처음 접했는데요.
음악을 들으면서 황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고 감성적인 곡입니다.
곡이 가지고 있는 멜로디가 매력적이며 화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곡에 담긴 브람스의 심각하고도 풍부한 감성을 충분히 만끽해보세요.^^
두 명의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어보세요.
김선욱과 백건우의 연주입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피아니스트 백건우
이건 여담이지만.... 백건우 선생님은 영화배우 윤정희 선생님과 부부 사이예요.
작년 즈음에 윤정희 선생님과 백건우 선생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윤정희 선생님께서 백 선생님을 '건우 백'이라고 부르면서...
아직도 백건우 선생님께서 부인의 머리를 직접 빗겨준다고 하셨어요.
이런 낭만적인 음악을 표현하실 수 있는 건
러브 파워인가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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