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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May 04. 2017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 K.314'

영화 <미 비포 유>의 모차르트 콘서트 클래식 음악

안녕하세요.

한 여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요즘 마치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연휴기간에 책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미 비포 유(Me Before You)>를 보았어요.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인 윌은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되고 일과 사랑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변해버린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해 스스로 존엄사를 선택하게 됩니다.

6개월밖에 남지 않은 그의 인생에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을 한 여자가 찾아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던 루이자는 윌의 간병인으로 취직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로의 인생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죠.


남은 시간 동안 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루이자가 그를 설득해 음악회에 가게 돼요.

오늘은 그 음악회에서 연주된 곡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곡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 k.314입니다.



구직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음악신동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오스트리아의 음악가인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1월 27일 태어났습니다. 

모차르트는 4세에 건반악기를 연주했고 5세에 작곡을 시작해 8세에 바이올린 소나타와 교향곡을 완성했을 정도로 음악에 타고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모차르트의 나이 6세부터 연주여행을 강행했습니다.

이 여행은 어린 모차르트에게는 고된 시간들이었지만, 음악적으로는 많은 기회들을 낳게 해주었죠. 

여행 중 파리에서 쇼베르트와 런던에서 바흐를 만나 그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교황에게서 황금 박차 훈장을 받았습니다.


모차르트는 1777년까지 주로 잘츠부르크에 머물면서 많은 작품을 작곡했고 궁정 음악가로서 활동했습니다. 

그 후, 뮌헨 궁정으로부터 의뢰받은 오페라 <크레타의 왕 이도메네오>를 위해 잘츠부르크를 떠난 것이 계기가 되어, 빈에서 여생을 보내게 됩니다. 


사실 모차르트 인생의 후반기는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그는 사치스러운 소비성향으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렸으며, 그의 음악 성향이 청중들에 기호에 맞지 않아 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36세의 젊은 나이에 죽게 되는데, 그의 죽음과 그 원인에 대해서는 수많은 전설을 비롯한 학설이 존재합니다. 


의뢰받은 작품을 돌려막기 한 모차르트,
같은 작품번호를 가진 두 개의 곡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는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지난번 손바닥 클래식에서 클래식 음악의 작품번호에 대해서 설명했었죠?

https://brunch.co.kr/@truth-art/30


‘오보에 협주곡 C장조’의 작품번호는 K.314입니다.

그런데! 모차르트의 곡 중에 같은 작품번호를 가진 다른 곡이 존재합니다. 

바로 ‘플루트 협주곡 제2번 D장조, K.314’입니다.

같은 작품번호를 가진 두 곡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모차르트는 플루트를 ‘참기 힘든 악기’라고 말할 정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18세기의 플루트는 오늘날의 플루트와는 다르게 개량이 덜 된 불완전한 악기였기에, 정확한 음정을 내기도 어려웠고 음조도 고르지 못했습니다.


이런 모차르트에게 네덜란드의 부호이자 플루트 애호가인 드 장이 곡을 의뢰했습니다.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곡을 작곡하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없는 곡이 쉽게 써질 리 없겠죠.

시간에 쫓기다가 한 곡은 기존에 써두었던 곡을 편곡하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 기존에 써두었던 곡이 잘츠부르크에 머물던 시절 베르가모 출신의 오보이스트 주제페 페를렌디스를 위해서 작곡했던 ‘오보에 협주곡 C장조 K.314’입니다.


의뢰받은 곡을 ‘돌려막기’한 모차르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오보에 협주곡’은 이미 만하임에서 여러 번 연주된 적이 있는 곡이었고, 드 장은 무성의한 모차르트에게 실망해 약속했던 보수의 절반만 지급했습니다. 


같은 시간을 보낸 루이자와 윌은 다른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수많은 클래식 음악 중에 왜 하필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을 선택했을까요?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함께 나눠볼게요.^^


스스로 존엄사를 선택한 윌에게는 6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었어요.

사고 후에 절망적인 시간들을 보낸 윌에게 남은 생애는 큰 의미가 없었죠.

그러나 어느 날 찾아온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의 루이자는 그의 인생을 단숨에 바꿔놓았어요.

아침에 눈을 뜨는 이유가 될 정도로요.^^

 

루이자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구한 직장이지만, 윌에게 빠져들게 되고 그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윌의 결심을 되돌리기 위해 6개월간 최선을 다합니다.

음악회에 가기도 하고, 경마장에 가고, 파리로 여행을 떠나는 등...

윌 또한 그녀의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 아픈 몸으로 최선을 다해 따르며, 그 모습을 본 루이자는 윌이 마음을 바꿀 거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쉽사리 바뀌지 않고, 그녀에게 지금 이 모습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고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결말은 스포이기 때문에... 생략^^;)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있던 루이자와 윌,

이들이 함께 들었던 음악이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 K.314' 혹은 '플루트 협주곡 D장조, K.314'입니다.

같은 작품번호를 가졌지만 연주되는 악기도, 제목도, 조성도 전혀 다른 곡 말이에요.



같은 작품번호를 가진 두 개의 곡을 들어보면서 비교해보세요.

먼저 오보에 협주곡 C장조, K.314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hygJyCvYeA


'플루트 협주곡 D장조, K.314'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glFWbYlvXM



 같은 작품번호를 가진 두 개의 다른 곡,

차이를 느끼셨나요?^^

긴 연휴가 지루하시다면 영화 <미 비포 유>를 감상하면서 오늘 소개한 곡을 떠올려보시길 추천드려요.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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