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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루의 클래식 May 22. 2017

손바닥 클래식 #11 지휘자가 꼭 필요할까?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대해

안녕하세요^^

최근 뉴스를 통해 접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얼마 전 수원시립교향악단 단원들과 상임지휘자 간의 갈등이 있었죠.

단원 노조는 지휘자의 폭력적인 리허설, 수준 미달의 리더십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고, 

지휘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9년간 함께한 시향에 애정을 드러내며 단원들과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되면 복귀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습니다. 

수원시향 측에서는 단원과 지휘자 간에 의견 조율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고요.

이처럼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오늘은 지휘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신 분들이 계신가요?

여기서 강마에(김명민)가 매우 날카로운 언어들로 단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장면들이 나오죠?

지휘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을 연주하지 못할 때 화를 내기도 하는데...


실제로 지휘자들도 강마에 같을까요? 

여러분이 오케스트라 단원이라고 한다면, 어떠한 리더(지휘자)를 따르고 싶으신가요?




1. 지휘자란?

마리스 얀손스


오케스트라나 합창 연주에서 모든 연주자들이 관객석을 향해 있을 때 유일하게 관객에게 등을 지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휘봉을 든 그들이 바로 지휘자입니다.

지휘자는 관현악이나 합창 등 다수의 합주에서 동작을 이용해 음악에 통일감을 주는 연주자입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지휘자들은 템포와 박자, 익스프레션(셈여림) 등만 컨트롤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프레징을 비롯한 모든 음악적 표현을 연주자들에게 지시하여 음악을 재해석하고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지휘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악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고 소리의 미세한 변화를 체크할 수 있는 뛰어난 귀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체 음악을 그려낼 수 있는 다각적인 사고와 개성 강한 단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통능력, 통찰력, 리더십은 필수 조건이죠. 


실제 지휘자로 활동하는 지휘자님들이 최우선으로 꼽는 것은 소통능력과 겸손한 자세입니다.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포용하고, 그들을 이끌어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포용력, 겸손한 자세가 매우 중요하나는 것이죠.

실제로 실력 있는 지휘자들이 단원들과의 마찰로 인해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음악계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사태입니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람 대하는 일인 것 같아요....ㅎ


추가적으로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마에스트로는 이탈리아어 및 스페인어(maestro)로 예술가, 전문가에 대한 경칭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명지휘자를 칭하는 단어로 쓰입니다. 



2. 상임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842년에 창단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타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상임지휘자가 없이 객원지휘자나 수석 지휘자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갑니다. 

또한 악장이 1명인 여타 오케스트라와 다르게 3~4명의 악장의 중심으로 활동하는 운영방식을 고집합니다. 

그만큼 자신들 고유의 음악성과 독립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1933년부터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고 매 정기연주회나 순회공연 때 객원지휘자를 세우는데,

이는 단원 대표 12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결정합니다. 

 


여담이지만,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여성단원을 잘 영입하지 않는, 성차별이 있는 오케스트라라는 것입니다. 
여성단체의 반발과 국가 의회의 압력으로 199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하피스트인 안나 렐케스를 입단시켰지만, 그녀는 2002년에 은퇴했죠.
이후에 몇몇 여성 연주자가 객원 자격으로 연주에 참여했고, 지금은 여성단원을 영입했습니다.

며칠 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를 본 적이 있는데, 함께 간 친구가 "여기 오케스트라는 단원들 대부분이 여성분들이네?"라는 질문을 했어요.
그 질문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베를린 필에도 성차별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어요.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는 1983년 카라얀에 의해 베를린 필 최초의 여성단원 중 한 명으로 입단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전통 유지라는 명목 하에 외국인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했고, 입단 1년 뒤 기존 단원들의 압도적인 반대투표를 받아서 악단을 떠나야 했습니다.


오늘은 지휘자의 역할과 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알아봤어요.

오늘 제가 추천하는 곡은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에 연주되는 라데츠키 행진곡입니다. 


단원들의 연주, 관객들의 박수, 지휘자의 위트 있는 지휘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곡입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여자단원이 있는지 눈으로 한번 확인해보세요..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devpasbOcSI



뜨루의 클래식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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