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없이 '끔찍'을 버텨낼 수 있을까.
그런 때가 있었다.
현실이 꿈이길, 불쾌한 꿈을 꾸고 있는 중이길 바란 적이 있었다.
그대로의 사실을 직시하는 순간 엄습하는 비참의 무게, 들로부터 '숨' 이 되고 '쉼' 이 돼주곤 하던 것들이 '듣는 것' 과 '보는 것' 들이었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음악으로 온 머리를 채우는 순간, 가혹한 현실은 다소 거친
하드코어 액션 스릴러 서스펜스 B급 컬트 블랙 코미디 사실주의 독립 영화,,,쯤이 돼주곤 했다.
밖을 겉돌고 안을 부정하던 끝날 것 같지 않던 냉혹한 생을 음악 없이 버틸 수 있었을까.
덕분에 좀 더 일찍 어른의 음악에 눈을 떴던 것 같다.
자의로 떨쳐낼 수 없던 어린 날에게 가혹하기만 했던 것들로부터의 자유,
음악을 틀고, 낯설게 걷고, 영화들 사이를 헤매던 순간들이 소환돼 순간, 울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