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를 살면서

by 일상의 탐험가

시대의 흐름이 얼마나 빠른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마다 세상이 하나씩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마치 지구의 자전이 직접 피부로 전해지는 것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는게 생생하게 느껴진다.
특히 최근 AI가 가세한 뒤부터 속도는 이제 감당조차 어려울 정도다.
예전에는 숨이 차도록 뛰어가면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뛰는 것조차 버거워지고, 언젠가는 그냥 걸음마 저만치 뒤에서 서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때쯤 나는 시대에 뒤처진 ‘꼰대’가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스친다.

기술은 끝없이 발전하며 속도를 높여가지만, 그에 맞춰야 할 제도와 기준은 늘 한 발씩 늦는다.
그 간극이 결국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터져 나온 AI 커닝 사태로 이어졌고, 우리는 그제야 질문하게 된다.
‘빠른 것이 정말 좋은 것인가?’
속도에 취해 무턱대고 달리다 보면, 뒤늦게서야 놓친 것들을 발견하기 마련이니까.

우리 둘째 아이가 고등학생이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 AI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지 가까이서 보게 된다.
수행평가 보고서, 에세이 대회, 학생부의 세특 문구까지 AI가 손쉽게 작성해 준다.
명령만 하면 몇 초 만에 뚝딱 결과가 나오니, 아이들 입장에서는 편리함을 넘어 상명하달의 묘한 쾌감까지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중요한 우려도 존재한다.
평가의 공정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그리고 더 본질적으로, 아이들이 배움의 과정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고민하고 실수하며 얻어야 할 성장의 기회를 빼앗는 것은 아닐까.
먼 길을 돌아가며 배우는 것은 비효율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자는 얘기는 아니다.
AI는 이미 우리의 삶과 교육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고, 앞으로 더 자연스러운 도구가 될 것이다.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윤리적·제도적 기준의 명확화다.
무엇을 허용하고 어디서 선을 그을 것인지, 학생들이 어떤 태도로 AI를 다뤄야 하는지, 사회가 정교하게 답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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