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유니 사막, 차카염호(茶卡盐湖)

세 번을 기다려서 만난 하늘 거울

by 우리도 처음이라


가차를 타고 도착한 차카(茶卡) 역은 작은 간이역 같았다. 플랫폼은 한산했고, 주변은 유난히 조용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세 대 정도 있던 택시 기사님들이 말을 걸어왔고, 우리는 습관처럼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차카에서는 그 선택이 달랐다. 몇 대 없던 택시는 금세 떠났고, 디디 화면에는 근처 차량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 들어오는 기차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잠시 어찌할 바를 몰라 서 있던 그때, 다행히 다른 손님을 태우고 가던 기사 한 분이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왔다. 상황을 설명하자 동료 기사님을 불러줄 테니 기다리라고 하시곤 떠나셨고, 우리는 그렇게 호텔까지 갈 수 있었다. 이후 우리는 기사님을 위챗 친구로 추가하고 차카에 머무는 동안 이동은 늘 그분과의 연락으로 해결했다. 이곳에서는 그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단체 관광객들 위주의 지역이다 보니 관광호텔들이 밀집한 느낌이었지만, 호텔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짐을 풀자마자 우리는 차카염호로 향했다. 하늘은 흐렸고, 기대하던 하늘 거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풍경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었다. 그 사이를 알록달록한 관광열차가 천천히 지나갔다.

걸어서 이동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가장 유명한 뷰 포인트까지는 거리가 있어 관광열차를 탔다. 열차를 타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며 풍경을 눈에 담고, 돌아오는 길에는 걷고 싶은 구간만 골라 걸었다.



차카염호는 중국의 우유니 사막이라 불린다. 중국 칭하이성(青海省) 차카진 일대에 있는 고원 염호로, 맑고 바람 없는 날이면 하늘을 그대로 담아낸다고 하늘의 거울(天空之镜)로도 불린다. 차카로 올 때 탔던 기차이름과도 같았다.


첫날은 그 조건이 맞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국 내국인 관광객들은 반나절 일정으로 잠시 들렀다 떠났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이 날씨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장소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2박 3일을 선택했기에 괜찮았다.



아쉬움을 달래려 호텔 앞 마트에 들렀다. 주인분께 차카 지역 맥주를 추천받았다. 한국에서 마시던 블랑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는데, 그보다 더 청량했고 맥주의 부드러움은 오히려 더 깊게 남았다. 중국에서 마셔본 맥주 중 가장 인상적인 맛이었다.



둘째 날도 하늘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비가 제법 내렸다. 입장권이 이틀간 유효했던 덕분에,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안고 다시 염호로 향했다. 안에서 식사를 하고, 기념품들 구경하고 따뜻한 대추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지만, 비는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날은 호텔로 돌아와 긴 시간을 보냈다. 창밖의 빗소리가 저녁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날, 시닝으로 돌아가는 기차는 오후 5시 50분. 아침부터 다시 차카염호로 향했다. 비는 그쳤고, 하늘은 여전히 흐렸지만 바람은 한결 잠잠했다. 염호 위에는 희미한 반사가 생기기 시작했고, 풍경은 조금씩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출구까지 거의 다 왔을 무렵,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틈이 생기고 빛이 내려왔다. 기차 출발까지 남은 시간은 두 시간 남짓. 관광열차를 다시 탈까 잠시 망설이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쯤은 욕심을 내보자 싶어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다시 들어간 차카염호는 마침내 하늘을 내어주었다. 염호는 천천히 거울이 되었고, 풍경은 우리가 기다리던 모습에 가까워졌다. 맑은 날에 왔더라면 얼마나 더 아름다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그렇게 차카염호는, 우리를 오래 기다리게 한 것이 미안했는지 이거라도 보고 가라며 마지막에 그 풍경을 내어주었다. 우리는 그 장면을 눈에 담으며 시닝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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