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딸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2
당당해지는 마음
얼마 전 Youtube에서 오은영 박사님의 강연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도널드 위니캇(미국, 소아과 의사)의 말을 인용해서 우리 안의 공격성을 키우자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공격성(aggression): 나에게 주어진 옛것을 허물고 나만의 새로운 삶을 창조하는 에너지 동력원이라고 한답니다. 오은영 님은 이 말을 듣고 '와~ 정말 좋은 말이야.' 하고 감탄을 하셨데요. 강연의 일부를 활자로 옮겨볼까 해요. 충분히 기억해 둘 만한 가치가 있답니다.
누군가 나를 때렸을 때, '아파'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누가 내게 '이따위로 할 거야?"라고 했을 때, '너나 잘해.'하고 응수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부모님과 의견이 다를 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회사 상사가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하면 '이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한다고 해요. 공격성이란 세상의 부당한 자극에 대해 스스로 당당하게 굳건히 버틸 수 있는 힘이며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며, 어느 정도 잘 발달되어야 '다시 한번 해보지 뭐.', 혹은 '잘할 수 있을 거야.' 같은 마음이 생기고 대인관계에서 지나치게 쫄지 않는 마음이 생긴다고 합니다. 공격성이 잘 발달되지 않은 사람은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지나치게 공격적일 수 있다고 해요.
오은영 님의 강연을 듣다 보니 적절하게 발달된 공격성은 어쩐지 자기감정의 조절기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상처가 되는 말을 들었을 때 당당하게 따질 수 있는 마음 그런 행위로 인해 스스로 상처받지 않고 자신을 다독이는 능력 말이에요. 행복이나 불행의 감정을 외부적인 조건과 타인의 말에서 얻기보다 스스로를 더욱 단단하게 지키는 능력에서 온다는 것을 우리 아이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은영 님은 적절한 공격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운동을 권하셨어요. 맨손체조나 걷기 같은 간단한 것이라도. 신체의 건강은 자신감을 높여준다고 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키기는 왜 이리 어려운지요. 학원 수업이나 스마트 폰 때문에 죄다 시간을 빼앗겨버린 저의 딸도 좀처럼 같이 산책을 나가자고 해도 말을 듣지는 않아요.
그녀는 여전히 취업률은 힘들고 스펙은 쌓기 버겁고 월급은 오르지 않으며 세상은 온통 극복하기 어려운 일들 뿐일 때 보다 창조적인 에너지로 인생을 사는 에너지가 필요하답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알려줄 것은 결국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지혜를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힘든 일 앞에서 다시 일어서는 힘, 무시당하는 일이 생겨도 상대방이 꼭 다 맞는 건 아니야라고 생각해볼 수 있는 힘이 있는 아이로, 부당한 일이나 억울한 일 앞에서 그건 아니야라고 내성 있는 자존감으로 당당하게 얘기할 줄 아는 딸로 크길 바라봅니다. 다시 고기를 잡을 수 있게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마음을요.
지난번 글에서도 적었지만, 저도 공격성이 부족했는지 남편에게 제대로 받아치지 못한 말이 생각이 나네요. 내가 '우리 땐 이렇게 공부안 했는데 말이야'라고 했더니 남편이 대뜸 '그러니 네가 이 모양이지.'라는 대답이 돌아왔을 때, '아니 내가 뭐 어때서? 그렇게 말하면 나 서운한데."라고 다음엔 꼭 당당하게 제 자신을 지켜내야겠습니다. 적절한 공격성은 좋은 말로 나를 지키고 상대와의 관계도 지킬 수 있겠죠.
혹시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쉽게 예민해지거나 상처받나요?
코코 샤넬이 그랬다죠.
"전 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신경 안 써요. 제가 그들을 생각할 일이 없으니까요."
소심하기 짝이 없어서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서 막상 화를 내거나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하고 정작 잠자리에서 이불킥을 날릴 때가 많은데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관 말고 이젠 우리도 적절하고도 말랑말랑한 공격성으로 떳떳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로 해요. 필요하다면 거울보고 연습도 하면서요. 왜냐면 ..... 우린 소중하잖아요.
참고자료
- 오은영 강의, 사피엔스 스튜디오, 스타특강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