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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코밀 Jul 26. 2023

나에게 맞추기

작은 것부터

일자목을 지닌 저는 늘 목과 어깨 결림으로 고생을 하는데요.

한 번은 도수치료로는 도저히 풀리지 않아 집 근처 '약손마사지' 샵에 갔습니다.


이것도 경험이니 한번 받아나 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요.

하지만 퇴적물이 쌓여 화석이 되듯이 오랜 시간 동안 뭉쳐있던 저의 어깨와 목과 등과 턱밑 근육 그리고 흉근까지 풀어주느라고 아주 애를 먹었습니다.


하루종일 컴퓨터와 책을 보느라고 씨름을 하느라고 저의 근육들이 많이 쪼그라들어 있더라고요.

눈이 나빠서 업무 중에 수시로 얼굴이 컴퓨터 화면에

가서 박힙니다.  책을 볼 때는 고개가 책 속으로 들어가지요.


마사지사가 제게 그런 말을 하네요. 책과 모니터에 맞추지 말고  본인에게 그것들을 맞추라고요.

모터니 글씨가 안 보이면 내 앞으로 당겨오고 눈이 나쁘면 안경을 맞추고 책 속에 고개를 처박지 말고 책을 내 고개높이로 가져오라고요.


모니터는 당겨오고 안경도 착용해 봅니다.

높이 조절이 되는 독서대를 새로 구입했더니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되는데 왜 그동안 하지 못했을까요.

나의 몸을 다른 것들에게 맞추지 말고 다른 것들이 내게 맞추도록 하기가 그동안은 왜 어려웠을까요.


하루를 살면서 우리는 참 많이 남에게 맞추면서 살아갑니다.

각자 3가지 이상 역할들을 해내면서요.

아빠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누나나 언니로서요.

회사에서도 역시 말해 뭐해요.


이렇게나 힘든데.. 자잘한 물건에는 우리 맞추지 말자고요.

나한테 맞추도록 끌어오자고요. 조금 느긋하게 마음을 먹어요.

조금 느긋하게 간다고 해서 눈치 볼 거 없잖아요.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내게 맞추게 해 보자고요.

책과 모니터 끌어오세요. 뭐 다른 것도요. 그러면 됩니다.

일단은 저의 목과 어깨가 그리고 내가 제일로 중요하잖아요.

오랫동안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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