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대학원 적응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해 소통에 대해 배우고 읽고 느낀 것을 공유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고 꼼꼼하게 요약해 보고 제 의견을 나눕니다.
들어가면서
‘부모심리수업’은 대상관계 이론을 바탕으로 누구나 원하는 바람직한 부모-자녀와의 관계는 무엇이며 이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자녀에 대해 말하기 이전에 우리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자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육아서이기 전에 자신의 내면을 면밀히 바라보기를 바라는 ‘자기 계발서’ 아니면 '자기 이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불행한 이유 중 대다수는 부모는 아이를 키울 때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이로 인한 자신만의 내적 참조 틀로 세상과 아이를 바라보며,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채로 아이에게 그 틀을 억지로 강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상관계이론이란,
대상관계이론에서는 ‘관계’에 대한 욕구를 인간의 기본 욕구로 보며 부모와의 초기 상호작용(관계)의 결과(그것이 특히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일 때 문제가 된다)를 내면화하게 되면 이것이 추후 타인을 지각하고 이해관계를 형성하는 기본 틀로 작용하게 되면서 삶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본다.
부모가 먼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은 많은 개념들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대상관계 이론에서 ‘자기 대상’이라 함은 아이가 필요로 하는 심리적 기능을 대신 충족시켜 주는 주양육자라 할 수 있다. 아이는 어리기 때문에 아이를 대신하여 생애 초기에 심리적인 기능(스스로 할 수 없는 신체적, 정서적 처리)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다. 무엇이 좌절스러운지, 무엇이 고통스러운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럴 때 이를 대신해주는 사람이 주양육자라 할 수 있다. 자기 대상이 해주는 심리적 처리 작용을 통해 아이는 자기 대상과 상호작용하고 이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감각을 가지게 된다. 심리적 처리 작용이라 함은 아이가 경험한 것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해 주는 것을 이야기한다. 아이가 경험한 것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믿지 못하고 점점 타인의 욕구에 자신을 맞추며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아이는 자기 대상이 해주는 상호작용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항구성, 탄력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생애 초기 3년 동안은 자기 대상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함입, 내사, 동일시
부모와의 상호작용은 언어적이고 비언어적인 형태로 모두가 중요하며 이는 추후 자녀에게 예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혹은 부정적인 메시지는 원가족 내에서 심리적인 상호작용으로 형성되고 이후 아이의 삶에서 중요한 관계 속에서 다시 재현되는 등 관계 왜곡을 가져온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거치는 단계를 살펴보면 함입, 내사, 동일시가 있다. 함입은 기초적인 수준의 내면화로 자기와 대상 경계가 분명히 형성되기 전 대상의 특성과 경험이 자기 내면에 받아들여져 있는 미분화 상태이다. 내사는 자기와 대상이 조금 더 분리되어 내면화된 타인의 이미지가 자기 이미지와 융화되지 않은 상태로 대상은 자기의 내면에서 힘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태이다. 자기와 타인을 구분하지만 남의 목소리와 의견이 내 안에 자리 잡는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동일시는 대상의 특성들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여 자기의 특성을 변형시키는 기제를 말하는데 생애 초기부터 평생 지속된다고 할 수 있다. 엄마와 아빠 등 가족들이 내게 넌 성질이 못돼서 결혼을 못해라는 메시지를 주었을 때 내사는, 내가 참 못됐다고 엄마가 늘 이야기했지라고 생각하는 상태이고 동일시는, 결국 ‘내가 참 못됐지’하고 지속적인 내면화를 말한다. 결국 남의 목소리가 내 목소리로 자리를 잡아 ‘나도 내가 싫어’라는 심리적 기제가 자리 잡게 된다. 주로 부모(주양육자)는 내면화 과정에서 중요한 타자이며 자기 표상이나 심리적 구조의 핵심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애착형성은 언제?
부모와의 심리적인 상호작용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애착유형이라는 관계의 틀이 형성된다. 생애 초기(생애 2-3년, 6년 이내)에 형성한 애착유형은 성인기에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형성하는 관계인 배우자나 연인 같은 중요한 관계에서 다시 재현된다. 안정애착은 아이에게 부모의 적절한 민감성으로 반응하는 경우에 형성되고, 불안애착은 아이의 요청에 따라 불규칙인 반응을 보인 경우 양육자를 믿지 못하게 되고 불안해지는 경우 형성된다. 불안애착은 상대에게 의존적이고 친밀한 관계에서도 불안을 느끼게 된다. 회피애착은 부모가 아이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냉담한 경우, 지나치게 침범과 관여가 많은 경우 신뢰감과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고 형성된다. 회피애착형인 사람들은 신뢰감이 부족하여 친밀해지는 것에 두려움이 있어 자신을 감추고 관계를 맺을 때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고 거리를 침범하면 위협과 불안을 느끼는 경우이다. 애착유형이 결정되는 시기는 만 18개월로 본다.
아이를 아프게 하는 투사와 투사적 동일시
아이를 아프게 하는 부모는 자신의 내부문제를 보지 못하고 아이 탓으로 돌리는 부모(왜곡시키는 경향이 많은 사람)로 자기 안의 내부 대상의 문제를 가져와서 대상을 왜곡시키는 사람이다. 부모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자식도 중요한 것이라고 투사를 하고 투사가 심한 부모는 자기와 대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재되어 아이를 힘들게 한다. 또한 투사적 동일시는 상호작용 상태에서 상대를 조정하거나 정서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것으로, 부모가 자신에게 있었던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부분을 아이에게 던지고 아이가 결국 그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무의식적 조정이 일어나게 하는 현상이다. 부모의 부정적인 투사의 내용이 아이는 자신의 것인지 부모의 것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자기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이해하게 된다. 이 상태가 자주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를 차단하게 된다. 부모가 자신도 모르게 투사적 동일시를 사용하게 되면 점점 아이와의 관계는 멀어질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부모심리 수업에서 강조하는 것은 면밀한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관계에 대한 왜곡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 맺기의 기본 원칙
바람직한 관계 맺기의 원칙은 안아주기와 버텨주기, 어루만짐의 손길이 있다. 아이가 생에 초기 6개월은 모성몰두기간으로 이 기간에 적절한 양육환경은 아이에게 전능감을 갖게 한다. 중요한 순간에 네 편이라는 감각이 아이에게 있다면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낼 수 있다.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확한 피드백은 부정적인 예언이 되고 상처를 남긴다. 안아주기는 언어적, 비언어적.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모두를 말한다. 안아주기는 아이들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멸절의 경험’을 이기도록 도와준다. 온몸으로 충분하게 안아주는 아이에게 자기를 경험하게 하고 세상과 자신을 구분 짓게 하는 힘을 갖게 한다. 자기감을 형성하게 하고 참된 자기가 통일성과 연속성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낯선 경험에 대해 부모의 안아주기는 아이가 통합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좋은 부모는 아이의 신체적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절하게 어루만짐이 필요하다.
적절한 대상제시란,
아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의 대상제시가 필요한데 엄마의 욕구에 의해 대상 제시가 너무 빈번하거나 거의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올바르지 않은 대상제시를 통한 외적실패는 아이에게 내적실패로 경험되게 하고 자신의 실패로 여기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아이는 불안하고 방어적인 생존태도를 보이며 거짓 자기를 형성하거나 정서적인 거리를 두는 등 많은 문제를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형태의 좌절은 부모가 해주던 자기 대상을 내부에 정착시키는 ‘변형적 내면화’를 가능하게 한다. 최적의 좌절은 압도적인 좌절이 아니라 견딜만한 죄절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초기 자기에서 성장한 자기로 변화시킨다. 공감과 최적의 좌절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자율적인 자기를 내부에 안착시킨다. 최적의 좌절을 통해 점진적 중성화가 이루어지고 최적의 좌절 상황에서 아이는 자신을 진정시키고 안정을 주는 부모와 그 태도를 내재화하는 과정으로 형성된다. 극적으로 치닫는 상황이 아니라 자극으로 안 해 중성적이고 심리적으로 요동치지 않는 상태가 가능해진다.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고 부모와의 충분한 공감과 위로를 통해 극복하는 과정은 이후 자신의 좌절을 잘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최상위 심리적 기능이다. 이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도 최고의 유산이라 할만한 심리적 자본이다.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가 되기
따라서 그럭저럭 괜찮은 부모란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며 진정성 있는 표현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에 대한 지각을 바탕으로 한 내적 경험과 외적 표현이 일치되는 표현을 쓰는 사람으로 감정과 행동이 일치되는 사람이다. 상대방의 심정을 공감해 주고 그러기 위해서는 말하고 싶은 이가 무엇을 말하는지 경청해야 하며 아이의 살기 위한 몸부림을 타당화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타당성을 인정해 주는 등 삶의 맥락을 이해해 주는 것이 바로 변화를 가져올 무기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결국 괜찮은 (good enough mother) 부모란 부모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적절한 좌절을 주며 아이가 스스로 좌절을 만났을 때 이를 적절히 소화하면서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심리적 자본을 남겨주는 부모라 할 수 있다. 심리적 자본을 가진 아이들은 살아가는 동안 크고 작은 좌절을 만났을 때 나를 이해하고 그 힘으로 타인도 이해할 수 있는 바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가면서
결국 부모로서 내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아이가 험한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보다 자신감 있게 잘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있는 곳에 엄마가 항상 있어줄 수는 없으며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줄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나의 귀한 자식이 겪게 될 작은 아픔까지도 미리미리 싹을 없애주려 하는 부모가 있는 반면, 아이가 정작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하거나 오히려 방임하고 학대하는 부모가 많아 아이 혼자서 게 할 힘을 키워주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자기 앞의 생을 살아낼 때 어려운 일을 겪더라도 보다 힘 있게 일어설 심리적 자본을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할 사람은 주양육자(부모) 임을 감안할 때 무엇보다 생애초기의 부모자녀 관계는 더없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많은 엄마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녀를 이해하는 마음 탄탄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런 바람으로 교수님도 이 책을 쓰셨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