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문화센터로 오세요

문화센터 글쓰기 강사입니다만,

by 숨콩

4주 과정 특강이 시작되는 주이다. 나는 롯데마트 문화센터의 글쓰기 강사이다. 평소에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지만 문화센터 매니저님의 전화가 울리면 강좌준비를 하는 프리랜서 강사이다. 프리랜서라고 말하기도 민망하게 문화센터가 생계를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남편의 안정적인 벌이가 없었더라면 나는 문화센터 강사를 하고 싶어도 못했을 것이다.


지난달에 이미 매니저 님의 연락을 받은 참이었다. 수강생이 등록했다는 것이다. 등록하신 수강생분들의 동의를 받고 연락처를 받았다. 연락도 해보고 문자도 남겨봤지만, 연락을 받지도 문자의 답장도 없었다. 지난번에는 수강생 전부 안 오신 적이 있어서 조금 초조해지긴 했지만,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특강이 있는 주가 되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심란해진다. 내가 감히 누구를 가르칠 자격이나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게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얼마나 더 기발하고 멋지고 어매이징 하고 엘레강스하게 강좌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두 번째이다. 언제나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이 준비하고 싶다. 처음 특강 할 때는 며칠간 잠을 못 자며 준비하고는 했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하든, 혹은 아무리 게으름을 피우든 특강이 시작되는 주부터는 긴장감이 가슴 한편을 짓누른다. 그렇다고 딱히 더 열심히 자료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냥 하는 것 없이 마음만 불 편한 상태라는 뜻이다.


이번주도 그랬다. 추석이라고 바쁘고 연휴라고 바쁘고 이래저래 혼자 아이를 키우는 주부에게는 정신이 없는 가을이었다. 부끄럽지만 이번에도 내내 마음만 불편하고 긴장이 되었다. 몇 달 쉬었던 터라 더더욱 그랬다. 오늘처럼 4주 단기 특강의 첫 개강 날에는 더더욱 심하다. 내가 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초보강사라서 그렇겠지만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지난 달의 사상초유의 등록 수강생 전원 결석 사태 이후로 나는 마음을 좀 비우기로 했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자고 말이다. 나는 광주 롯데마트 월드컵점 문화센터와 수완점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열어놓고 있다. 며칠 전에 월드컵점 매니저님과 통화를 하는데 매니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수강생 분들이 힐링하러 오셨는데, 너무 많이 시키실 필요 없습니다!"


내가 사전 연락을 드려서 수강생분에게 필요한 부분을 미리 알아야 준비해 가는 것이 수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매니저님은 단호하게 수강생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할 필요까지 있겠나, 그냥 당일 오셔서 편하게 강의해주라고 하셨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었다. 단 하루 딱 3시간의 강좌에 너무 많은 것을 전달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항상 너무 욕심이 많다.


이번에는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너무 많이 수업하려고 하지 말고, 너무 많이 시키지도 말 것! 비장한 마음보다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도록!! 남은 강좌도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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