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범
흙 숨
국립대학 졸업하여 나는 무엇을 배웠는지
민중의 땀과 울음의 도움으로 사는데
기껏 하는 게 글 나부랭이 지껄이며
울분을 토할 뿐 나 살기 바쁘구나
상아탑의 젊은이 만장의 뒤안길 쫓을 뿐이라
살아있는 자들의 죽은 자에 대한 망나니를 보며
한숨만 서글피 울어대며 통곡할 뿐이구나
삶을 지탱하는데 민중의 피가 나를 적셨는데
한낱 할 수 있는 게 토혈의 함성이구나
산 자의 영령에 대한 예의는 어디에 있는가
한생 빚을 지고 걸을 뿐 뭣을 하는지
이 숨, 참으로 거추장스럽구나
무엇으로 살고 숨 쉬며 사랑하는가
나는 누구인지, 이 시대의 정의에 걸림돌은 아닌지
나로부터의 혁명은 어느 지점에 발끈하는지
산 자의 영령 앞에 순결한지 나의 시간
눈먼 시간 낚아채며 히득히득 거리는지
2017.3.13.
조성범ᅠᅠᅠᅠ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