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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조성범

by 조성범




샛노랗게 흠뻑 흐르네

봄날 그렇게 “물오른 송기 때 벗기듯”

슬픔의 두께 깎아 쥐락펴락하는구려


속만 썩이던 청년은 오십 줄 넘어

흰머리 성성해서야 철나더니

이제야 온전히 품느라 애닳퍼라


목 구녕이 포도청이라

벼랑 위 서면 하늘이 날라

산 까마귀 구룸을 지치듯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벼랑 밀면 하늘이 떨어지네

산소리 구 룸을 지치듯이


바람 지치는 이 자유 속살 분지르니

산과 강, 하늘이 쏟아지네

산하 내달릴 그 날 고대하는구나


눈빛 속 담은 게 다가 아니네

두터운 나락의 깊이 가라앉았구나

제가끔 떨어진 사연 불살라 허공 누일소냐


허공 태운들 바람이 꺼질까

물 구름 산산이 살라도 갈라진 설도라

해풍 태워 바닷물 들어 올릴 소냐




2017.10.18.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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