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빛의 새벽길
갑자기 칠흑에 묻혀있는
한강물이 보고 싶다.
좀 이른 시간,
자연과 동무하기에 딱 좋은
첫새벽의 겸손한 시간이다.
제주길을 걸을 때 한 시간을 걸어도
인적이 없는 그 스산한 자유가 그립다.
풀잎이 서걱거리고 새소리 낮게 날고
잎새를 흔드는 바람소리,
심장을 무섭도록 에이게 하며
원초의 나락으로 나를 끌어들였다.
혼자의 걸음은
자연의 위대한 겸손을
지친 영혼에게
생명의 숨소리로 불어넣어 준다.
오밤중에 한강을 걸어요.
혼자 칠흑빛을 걸으시죠.
바람과 손잡고 걸어봐요
2012.09.27.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