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은 한 목숨을 건질 수 있는
한 거동의 어여쁜 광대여
여기 의식의 공간에
작태를 나부랑 거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산 삶이란 무엇이란 말입니까.
사지 온전히 보존하고
뒤뚱거리지 아니하는 공기의 파장이
진정코 무쇠목숨이란 말인가.
아!
보고 본 대로 의식할 수 있는
영생의 영물이란 어떠한 것인가
어머니의 목소리 아버지의 숨소리
태생이 삶을 재촉하노라
원초가 본원의 그릇이
삶을 비웃노라
산 삶은 산대질 하여
산대로 되 씻을 수 있는
그대로의 몸짓이라
선악의 피안에 커다란 미숙아가
발랑 들어 누워
쇠 소리 바람에 띄우는 인간억겹
일에 쫓긴다.
짓 쫓기는 일거수일투족
산대로 산 모습으로 설 수 없는 산 삶
산 생명은 있음을 있음으로
볼 수 없으면서
있고자 하는 그늘진 허상
미래의 덤불길은
무언의 행각처럼 청량한 땀방울이라
살고자 할 때 살 수 있는
뫼∙울진 영혼이라
살고자 하는 생명, 환희의 울음이라
처자식 조아리고 처자식 둘러업고
뫼∙울 넘어
광막한 사유의 터를 걷노라
뭇사람들아 인지상정의 사람들아
그대들은 아는가.
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본모습의 빛과 그늘을
뒤척이고 있는가.
1988년 4월
조성범
*대학 4학년(1988년) 학회지 편집장일 때 쓴 글입니다.
비망록을 잦은 이사에 분실해 일기장 말고
남은 글 중에는 오래된 글입니다.
*이 글을 쓸 당시 밀톤의 실락원에 매료되어 빠져 있을 때이고, 지금도 좋아하는 몇 권의 책중에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