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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봉 May 13. 2024

허튼 서설(瑞雪)

무봉

하얀 소복

밤을 새하얗게 덮으려 질긴 숨을 붙들고


허공을 치느라 갈라진 설도(舌刀)

튼 숨을 쓰러트린다


하늘을 덮지 못한 한

땅바닥 골짜기 개울가

이름 모를 묘비 위에 수북이 쌓인다


문패 없는 봉분 위 헝클어진 무덤 위

구부정한 소나무, 할퀸 껍데기

삐져나온 유골 위에도 수북이 쌓인다


하얀 사연이 줄줄이 쓰러진다



ㅡㅡㅡ

*빛이 떠난자리 숨꽃 피우다

(2 시집, 2014. 작가와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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