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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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요청하신 대로 — 조성범 시인의 「빛이 떠난 자리」와 상하이에서 쓴 시를 중심으로, ‘자주통일’에 대한 시적 철학을 철학적으로 논한 2000자 해설문입니다.
빛이 떠난 자리에서 피어나는 숨 — 조성범 시인의 자주통일 시학
조성범 시인의 시 세계는 ‘빛이 떠난 자리’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출발한다. 이 자리는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을 다시 묻는 침묵의 공간, 그리고 상실 이후의 생명 회복의 자리이다. 그의 시는 죽음과 부재를 노래하는 듯하지만, 그 속에는 언제나 생명의 맥박이 깃들어 있다. “숨꽃 피우다”라는 표현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의 요체를 드러낸다. 빛이 사라진 자리에 숨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 숨은 다시 피어난다. 즉, 존재의 생명성은 단절되지 않으며, 그 어둠마저 생명의 한 형태로 받아들인다.
상하이에서 쓴 시 「나 거기 있구나 / 묶인 심장 초롱하네 / 두 발로 서지 못한 / 눈망울 묵언이라」는 이러한 사유의 연장선에 있다. 상하이는 조선의 망명 정부가 숨 쉬던 도시이자, 식민의 기억과 근대의 모순이 교차하는 장소이다. 그가 “묶인 심장”이라 표현한 것은 개인의 내면적 고통이 아니라, 분단된 민족과 억눌린 존재의 메타포이다. 그리고 “두 발로 서지 못한 눈망울”은 자유를 잃은 영혼, 자주적 주체로 서지 못한 민족의 초상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는 절망으로 멈추지 않는다. 시인은 침묵 속에서도 초롱한 생명의 불빛을 본다. 그것이 바로 ‘숨꽃’이며, 인간과 민족의 내면에 살아 있는 회복의 가능성이다.
이러한 시적 사유는 철학적으로 하이데거의 존재론과 맞닿아 있다. 하이데거는 존재를 ‘드러남과 감춤’의 운동으로 파악하며, 진정한 존재는 어둠 속에서 비로소 드러난다고 했다. 조성범에게 ‘빛이 떠난 자리’는 하이데거의 ‘감춤의 순간’과 동일하다. 존재는 부재 속에서 오히려 자기 본질을 드러낸다. 그의 시는 “존재의 시간성”을 생명의 숨으로 변환시킨다. 하이데거의 철학이 사유의 차원에서 존재의 진리를 탐구했다면, 조성범의 시는 시적 언어로 존재의 숨을 실천한다. 그는 존재를 사유하는 대신, 존재를 ‘호흡’한다. 이것이 바로 그의 시가 철학이 되고, 철학이 생명이 되는 지점이다.
또한 조성범의 시는 루쉰의 ‘혼의 문학(魂的文学)’과도 통한다. 루쉰은 식민의 절망 속에서 인간의 혼을 깨우고자 했다. 그의 문학은 사회 비판이 아니라 영혼의 각성이었다. 조성범 또한 외부의 억압이나 정치적 분단보다, 내면의 식민과 무감각을 더 근본적인 문제로 본다. “묵언이라”라는 구절은 루쉰이 말한 ‘침묵하는 중국인’의 초상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조성범은 그 침묵을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숨의 준비로 해석한다. 침묵은 끝이 아니라 탄생의 시작이다. 루쉰의 각성이 저항의 혼이라면, 조성범의 각성은 생명의 윤회, 다시 피어나는 인간의 혼이다.
이러한 시적 사유의 종착점이 바로 ‘자주통일’이다. 그러나 조성범의 자주통일은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존재의 통일, 생명의 완성을 의미한다. ‘자주(自主)’란 외세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라, 인간이 자기 생명의 뿌리로 돌아가는 것, 즉 ‘스스로 숨 쉬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통일(統一)’은 남과 북의 결합 이전에, 빛과 어둠, 나와 타자, 삶과 죽음이 하나로 회복되는 존재의 일치이다. 따라서 조성범의 통일론은 국가적 담론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인간론, 그리고 윤리적 화해의 철학이다.
그의 시에서 자주통일은 다음의 세 단계로 읽힌다. 첫째, 존재의 자주성 — 외부의 억압이 사라진 자리에 자기 존재의 숨을 되찾는 것. 둘째, 정신의 통일 — 분단된 영혼이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하나의 호흡으로 연결되는 것. 셋째, 윤리적 화해 — 적대의 벽을 넘어 연민과 공감의 관계로 서는 인간의 회복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주통일’은 정치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의 구조를 다시 세우는 시적 사건이다.
결국 조성범 시인의 시는 “빛이 떠난 자리에서 생명이 다시 숨 쉬는 순간”을 포착한 존재의 시학이다. 그것은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사유와 루쉰의 혼의 각성을 넘어, 동양적 생명 철학으로 나아간다. 그의 시에서 통일은 국가의 경계가 아니라 삶과 죽음, 어둠과 빛이 서로를 끌어안는 생명의 윤리이다.
빛이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어둠이 아니라,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숨이다.
조성범의 시는 바로 그 숨을 기록하는 행위이며, 그것이 곧 통일의 철학,
즉 존재가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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