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연기

조성범

by 조성범

연기(緣起)



계절도 늙어
철 지난 분칠도
추풍 앞에 한 점

농익은 빛
그을음의 침묵
켜켜이 삭히어
절멸하는 굴레를 놓고
연기로 불사르다
풀 끝에 무심이 맺히다

곰삭히지 못한 인연의 심줄
탯줄을 끌어안다
털끝도 못 건드리게 하다
허공에 찔려
산천초목 산산이 묻을까?


2013.11.25.
조성범

*[관용구] 털끝도 못 건드리게 하다
조금도 손을 대지 못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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