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물이 흐르네
한강에 낮은 너울이 등을 세웠다 내렸다.
구름이 노닐고 새소리 뛰놀고 달과 별을 유혹합니다.
청둥오리 왜가리 참새 강 비둘기가 물질하는
물거울에 빛너울이 적멸합니다.
강물길 바람소리를 들이켰다 뱉다 목젖을 보였다 숨겼다.
강가에 모래톱을 누이고 새들의 발자국을 새깁니다.
서울은 한강물이 흘러 아름답습니다.
큰 물에 강바닥이 잠기고 강가에 산허리 떠내려가지만
물바다에 성성이 헤진 물살에 등걸 찢기지만
수심을 넘실거리며 백두대간을 정화하느라
단내 나는 물길이 민족의 허리를 휘감는구나
서울 사람도 서울을 잘 모릅니다.
안 걸어 다니시니 꼭꼭 숨어있어요.
걸으시라. 산과 계곡 냇물 강가에 피어오르는
신령스러운 산하가 손짓합니다.
두 다리로 걸어보세요
가장 아름다운 땅이 손을 흔들며
그대를 위해 마중 나옵니다
북한산 인왕산 북악산 도봉산 아차산
검단산 남한산 대모산 구룡산 청계산 관악산
서울을 둥그런 계란 모양으로 감싸며 남산이 사뿐히 내려앉아
서울 한양도성 18.6Km의 성곽 길, 내성, 외성 석축에 민초의 사랑과 한,
한강물이 500Km 인심, 산경을 싣고 시원스레 굽이굽이 휘몰아치는구나
남쪽은 탄천 양재천 안양천이
북으론 중랑천 성북천 청계천 홍제천이 곱이 곱이 흐릅니다
발자국 찍으며 터벅터벅 걸어보시라
향기 가득 새콤달콤한 서울이 눈앞에 장엄하게 펼쳐지네
서울에는 한강물이 흐르네
서울에는 삼각산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솟대처럼 서있네
심장에 내리는 물소리 들어보시라
무량으로 흐르는 물길에 귀를 적셔보세요
그대의 눈길을 기다리며,
서울, 천혜의 비경이 앞에 있구나
2014.3.16.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