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미친 세월

조성범

by 조성범

미친 시간이 부질없이 부서지네
고관대작의 신선놀음에 놀아나서
이리 쿵 저리 쿵 뱃머리는 찢어지고

민초의 피눈물에 올라탄 청기와여
딴 나라 바라보듯 어서 지나가거라
모든 슬픔 어서 하루빨리 지워질라

권좌 삼 년이 아직 더 남았단 말이야
미개한 국민은 핏대 세우다 잊지요
그 누가 이 여왕님께 감히 대드느냐

무지렁이 잡것들 수백 쯤 데진 다고
어찌 내 선왕 유신이 세습한 내 땅을
그냥 물러나서 공짜로 줄 것 같은 감

에헤라 푸른 지붕 대들보 부러뜨려
못다 핀 자식 앞에 등불이 되리오
개새끼보다 못한 망나니 나라구나

웃어른 공경하고 어른 말씀 지키느라
선실에 쭈그리고 조국을 기다렸어
거친 너울 검은 눈물에 산화하네

피지 못한 아가야 조국을 용서 말게
이 아비어미 만나 딸 아들 죽었구나
조국에 널 낳아 참으로 미안 타도다

구천을 떠돌 널 보면서 어찌 살고
어여 원한 씻고 너울너울 올라가서
어른이 있는 하늘에서 몸을 푸시게

해는 뜨고 지고 낮은 피고 피어도
밤바다에 수장된 어린 영령이시여
후생에 아비어미로 다시 만나세


2014.4.24. 8시 15분
조성범

*미친 세월 걷기 미안하다
_24시간 밤을 누이고 길가에서 쓰다
*삼가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문(文)이 문(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