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5(토) 김용민 브리핑 토요판에 실린 [최동석 칼럼]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1105토①] [단독]김현웅 법무, '황교안 문자해고'에 격분
안녕하십니까? 최동석입니다.
1.
시민들은 박근혜 스캔들 때문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사론의 입장에서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겠습니다.
2.
이번 사태의 주인공은 박근혜입니다. 최순실이 아닙니다. 이번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박근혜는 역시 '칠푼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아직도 사태를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3.
박근혜는 적당히 개각을 하고 보좌진을 보완해서 임기까지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합리적 이성이 있다면, 어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겠습니까? 시민들은 더 이상 박근혜를 믿지 않습니다. 박근혜가 아직 청와대에 있는데,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수사를 한다고 칩시다. 그 수사결과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4.
문제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박근혜가 ‘예전부터'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박근혜를 옆에서 경험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 사실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기꾼인 최태민과 최순실에게 오랫동안 사로잡혀 왔습니다. 최순실도 업무처리하는 것을 보면 수준 이하입니다. 똑똑한 보좌진을 갖춘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이런 엉터리 같은 사람에게 휘둘려왔다는 건 박근혜가 얼마나 덜 떨어진 사람이겠습니까? 정말 어리석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5.
이렇게 '칠푼이'에 불과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든 공신들이 있습니다. 박근혜를 호위하고 옹호한 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 부역한 자들이 있습니다. 새누리당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사악한 자들입니다. '칠푼이'를 이용해서 권세를 부리겠다고 작정한 자들이고 국가운영을 이용해 먹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를 세워놓고 사실상 세도정치를 했던 놈들이고 친일 매국노들과도 비교할 수 있는 놈들입니다. 공동체를 생각하는 보통사람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기꾼들입니다.
6.
문제는 이 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으로 처벌해야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 나치 정부에 부역했던 자들을 탈나치화(Entnazifizierung) 작업을 하면서 가담 정도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눠서 정리했듯이, 우리도 그 정도로 철저하게 이 사태를 청산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은 물론 시민사회의 몫이긴 합니다. 어쨌든,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정치적 사기꾼들이 또다시 부활해서 활개 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7.
다시 반복합니다만, 최순실은 사태의 본질이 아닙니다. 국정을 농단한 것은 최순실이 아니라 박근혜입니다. 박근혜는 샤머니즘을 이해할 만큼의 지성을 갖춘 사람이 아닙니다. 최순실은 이런 박근혜를 이용해 먹은 것뿐입니다. 최순실이 노리는 것은 당연히 뒷구멍으로 재산을 축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샤머니즘이란 극단적인 이기심을 충족시키는 정신현상입니다. 점, 사주팔자, 궁합, 풍수지리, 무당의 굿, 운세. 이런 것을 업으로 현혹하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샤머니즘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고 인간에 부합하지도 않습니다.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인 공동체를 염려하거나 타인의 고통에 진실로 공감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세무당국은 그들의 재산형성과정을 면밀히 조사하여 그 내역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의 재산도 마찬가지입니다.
8.
이제, 인사론의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인사론은 직무가 아니라 직무담당자의 문제를 다룹니다. 조직에서 직무담당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직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인사론은 매우 중요합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회사의 임원을 선발할 때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과 같은 고위공직자를 선출할 때도, 나아가 자녀들을 양육할 때에도 이 인사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장래에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취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9.
탁월한 성취를 이루어 낼 사람을 진단하는 경영학적 방법론을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이것을 성취예측모형이라고 부릅니다. Achievement Prediction Model(APM)이라고도 하죠. 이것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성격진단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높은 성취는 성격유형과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경영학적 방법론을 필요로 합니다.
10.
성취예측모형은 인간이 탁월한 성취를 가능케 하는 차별적인 능력요소를 다룹니다. 이 능력요소를 컴피턴시(competency)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니라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에게만 유독 나타나는 내적인 특성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탁월한 성취자들에게만 나타나는 독특한 능력요소를 컴피턴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컴피턴시라는 용어를 나타내는 적당한 우리말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10.1.
시중에는 역량이라고 번역해서 씁니다만, 대부분 능력, 태도, 기술 등을 통칭해서 그냥 역량이라고 부릅니다. 심지어 행동을 역량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식 행동주의 심리학에 영향을 받은 건데요. 행동은 그냥 행동일 뿐 그것이 역량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사회적 현상은 항상 보이지 않은 것에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10.2.
정리하면, 탁월한 성취를 가능케 하는 독특하고도 차별적인 내적 속성이 컴피턴시입니다. 이 칼럼에서는 일단 역량이라는 용어를 섞어 쓰겠습니다. 그러니까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역량이라는 용어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11.
이 정도로 개념을 정리하고,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장래에 높은 성취를 이룩하게 하는 역량요소는 어떤 것이냐는 점입니다. 크건 작건 어떤 성취를 이루려면 인간의 내면에 세 가지 정신적 요건이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① 도구적 능력, ② 추상화 능력, ③ 목적지향적 능력입니다. 이런 능력들은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소단위인 능력요소, 즉 컴피턴시로 분해됩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신체모습으로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역량요소들도 타고나는 정신능력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마다 다 다르며, 여간해서 잘 바뀌지 않습니다.
11.1.
그러므로 과거에 중대한 사건에서 어떤 의도로 어떤 행동을 했으며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상세히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장래의 성취수준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12.
그러면 이제,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정신능력을 차례로 보겠습니다. 첫째, 도구적 능력입니다. 사물이나 현상의 구조를 이해하고 그 핵심을 파악하며, 어떤 특정한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을 도구적 능력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훌륭한 목수가 되려면 그에게 꼭 필요한 "좋은 망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13.
도구적 능력이란 흙수저 금수저의 교육환경이나 사회적 계급의 문제가 아니라, 분석적 사고력, 개념적 사고력, 영재성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런 사고력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망치, 즉 도구적 능력이 부족하게 태어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사태를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칠푼이 같은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박근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형편없는 사고력을 가진 경우죠. 결국 주변의 사기꾼들에게 둘러싸여 본인도, 국가도 불행하게 되었습니다.
13.1.
아예 도구적 능력이 전혀 없이 태어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맨주먹으로 못을 박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삶이 운명적으로 주어진 경우입니다. 그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가 이런 사람들을 반드시 배려하고 챙겨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좋은 망치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13.2.
이 단계에서 스스로 자기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어느 수준에서 분석적으로 또는 개념적으로 사고하는지, 또는 나에게 어떤 분야에 어느 정도의 영재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자기인식의 출발점입니다.
14.
둘째, 높은 성취는 도구적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추상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 "열 가지 재주 가진 놈 조석 간 데 없다"는 옛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재능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상화 능력에는 창의성, 학습능력, 미래지향성 같은 역량요소가 컴피턴시로 포함됩니다.
14.1.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학습능력은 단순히 시험성적이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박근혜는 도구적 능력도 없는 사람이 추상화 능력까지 없습니다. 그러니까 반성도 성찰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지배층에 있는 정치인과 기업인 중에는 추상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것은 조직론과도 관련이 깊습니다만, 조직론 문제는 나중에 살펴보겠습니다.
김종인, 유승민, 이상돈 같은 사람들은 도구적 능력은 가지고 있지만, 이 도구를 어디다 써야 할지 아는 추상화 능력이 낮아서 엉뚱한 데다 자신의 능력을 쓴 사람들입니다. 칠푼이 박근혜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사람들입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죠. 이런 사람들은 반성과 성찰이 없습니다.
또한 이 추상화 능력이 없으면 밥벌이가 시원치 않고 삶이 안정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재능이 있어서 그것을 어디에 집중해야 자신의 삶에서 생산성과 창의성과 행복감을 향유할 수 있을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자신도 망하고 사회도 망치는 사람들입니다.
15.
셋째, 도구적 능력과 추상화능력을 잘 발휘했다고 해서 곧바로 높은 성취를 이룩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목적지향적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높은 목표나 기준을 스스로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하면서 끊임없이 시도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목수가 좋은 망치를 가지고 적절한 곳을 찾아 활용하더라도 건축물이 완성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 능력은 성취지향성, 대인영향력, 정직성과 같은 역량요소들로 세분할 수 있습니다.
16.
우리가 잘 아는 정치인들의 목적지향적 능력을 살펴봅시다. 이명박은 어떻습니까? 성취지향성도 높고 대인영향력도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정직성의 역량요소는 마이너스입니다. 그래서 국가를 개인적인 수익모델로 활용하는 사기꾼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전두환, 박정희, 이승만 같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단히 높은 성취지향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직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들은 매우 위험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들의 끝은 모두 비참했습니다. 박근혜도 마찬가지 신세가 되었습니다.
17.
우리가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누가 저지레를 할 사람이고 누가 높은 성취를 이룩할 사람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성취예측모형을 포함하는 인사론 개념이 우리나라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에 적합하지 않은 엉뚱한 사람을 선발해 놓고 불만을 터뜨리고 비난하기 일쑤입니다. 박근혜를 뽑아 놓고 이제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이정현이나 김진태 같은 인물을 선출한 지역구 시민들. 이렇게 엉뚱한 사람을 뽑아놓고 지금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18.
자,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성취예측모형은 비단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해 놓고는 못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사람을 잘못 평가한 것이지요. 기업에서도 중요한 직무를 잘 담당할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진단하지 않은 채 특정한 인연으로 임명해놓고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대량 해고를 하곤 해왔습니다. 재벌 대기업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이런 방식이 수십 년 지속되어 왔습니다. 인사론이 없었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성도 창의성도 뒤떨어졌습니다.
19.
부모들은 자녀의 타고난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지식을 쑤셔 넣고 출세하도록 강요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자녀의 재능과 영혼을 죽이는 것이지요. 인사론의 결핍 때문입니다.
20.
우리 사회는 지금 인재를 판단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인간에 대한 철학적 관점과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행해지고 있습니다.
21.
이런 불행은 노력하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취예측모형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경영학에서 연구해온 결과가 그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사조직컨설팅업계에서는 상업성을 높이기 위해 매우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22.
그래서 이것을 제대로 배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인사조직에 관한 기초적인 사전 지식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학습량이 비교적 많다는 점과 상업적인 연구결과라서 학습에 따르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컴피턴시(competency) 개념의 중요성이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오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3.
그래서 지난주 칼럼에서 예고해드렸듯이 <성취예측모형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사람숲협동조합에서 주최합니다. 우리 함께 컴피턴시 개념을 공부해서 인간에 대한 경영학적 관점도 정립해 봅시다. 그래서 다시는 이명박, 박근혜와 같은 꼴같잖은 사람들이 정치판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그렇게 합시다.
다음 시간에는 인사론에 이어서 조직론의 핵심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