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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Jul 01. 2017

조직운영의 비전과 감사(監事)의 직무에 대하여...

2017-07-01_감사(監事)의 편지

조직운영의 비전과 감사의 직무에 대하여...


2017-07-01_페북에 쓴 글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에너지를 쏟습니다. 일하는 데 몰입의 경지에 이르면 당초의 계획과는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곳에 도착해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컨설팅회사로, 다시 컨설팅회사에서 대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에서 대학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느닷없이 협동조합에 필이 꽂혀 거의 자원봉사로 잠시 일하다가 은퇴했습니다.

3년 전에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궁리하다가 독일에 가서 살기로 했습니다. 독일로 떠나기 전에 이곳저곳의 강의요청이 있어서 쉽게 짐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다시 계획과는 전혀 다르게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블록체인 회사의 감사監事)가 되었습니다. 우리 세대가 대부분 그랬겠지만, 지금까지 나는 취직을 위해 어떻게 해야겠다고 계획하거나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적이 없습니다. 그냥 물 흐르듯이 내 앞에 어떤 일이 나타나면 그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감사의 직무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독일에 가는 것이 조금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독일이 그리워질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오면 되겠지요.


지난주 (주)블록체인오에스(Blockchain OS inc.) 임시주주총회에서 상임감사(常任監事)의 직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감사라는 직무는 이사(理事)들의 업무수행과정과 그 결과를 사전 또는 사후에 감사(監査)하여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감사는 모든 임직원이 회사의 비전과 정체성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늘 감시(監視)하는 아주 무거운 중책입니다.      


그래서 주식회사든 공기업이든 정부기관이든 모든 조직에는 감사(監事)의 역할을 수행하는 직무가 존재합니다. 이 감사의 직무만 제대로 수행했다면 우리나라의 주식회사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부조리와 부정부패 현상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정부 각 부처에는 장관 직무와는 독립하여 감사관 직무를 수행하도록 정해져 있고,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행정업무를 헌법기관인 감사원(監査院)이 제대로 감시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잡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감독기관들이 자신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나라가 나라답지 않게 된 것입니다.     


감사는 이사들의 업무수행을 감시하는 중차대한 직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감사담당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사회의 들러리 정도로밖에는 인식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여 우리 회사의 감사 직무는 명실상부한 방법으로 이제까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도록 할 예정입니다.     


대부분의 주식회사 운영이 명령과 통제, 지시와 복종, 억압과 착취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사익추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의 한계를 벗어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를 지향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조직이 현재보다는 훨씬 더 이해관계자 중심의 조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조직은 더욱 공공성과 공익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잘 알다시피, 우리 회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의 불합리한 부분을 합리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이 추구하는 가치인 분권화된 자율적인 네트워크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Networked Organization, DANO)의 경영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가도록 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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