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설계의 기본원칙들
독일의 인사조직론은 패전 후 이전의 나치시대와 결별하기 위하여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관점에 조직을 설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목적이고 조직은 그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 분권화(decentralization):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독립된 주체로서 기능하도록 권한/권력을 분산시키는 원칙
▲ 자율성(autonomy): 독립된 주체에게 완벽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원칙
▲ 네트워킹(networking): 독립된 자율적 주체들이 서로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하여 연대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
이 원칙은 독일 현대경영학, 특히 인사조직이론의 기본방향이자 원칙이었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유럽을 하나의 공동체(EU라는 초국가조직)로 만들어 가려는 지식인들의 노력을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직설계의 원칙을 다시 합의했다.
▲ 분권화(decentralization): 패전 후 독일경영학에서 내세웠던 조직설계의 첫 번째 원리와 동일한 원칙
▲ 보충성(subsidiarity): 회원국들 중에서 홀로 설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초국가조직인 EU가 돕는다는 원칙
▲ 비례성(proportionality): 회원국들의 경제력에 비례하여 분담금을 배분함과 동시에 공적 자원을 회원국들의 인구, 면적, 자원, 산업적 특성 등과 같은 필요량의 비례에 따라 배분한다는 원칙
이런 원칙에 따라 지금까지 큰 갈등 없이 EU라는 초국가조직의 회원국들에 대한 정치·사법·행정서비스의 균질성, 예측가능성,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 잘 운영해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마디로 민주주의가 초국가조직에서도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들어서면서부터 유럽이 잘 살아가려면 4차산업혁명의 파고를 어떻게 올라탈 것인가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 EU를 선도하는 독일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을 비전 2030으로 내세웠다. 독일인들은 문서로 발표한 것은 구호나 벽걸이가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원칙이다. 왜냐? 그렇게 하기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연방총리가 명령하고 지시했기 때문이 아니다.
▲ 자율성(autonomy): 이것은 독일 경영학에서 내세우는 조직설계의 두 번째 원칙과 같은 원칙
▲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모든 개인 또는 시스템들이 서로 맞물렸을 때, 하나의 유기체처럼 돌아갈 수 있도록 표준화를 통한 시스템의 균질성을 확보한다는 원칙
▲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문제를 포함하여 삶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
이런 조직설계의 원칙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향한 공적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도 이런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조직개혁 작업을 할 때는 단편적인 사안에 집착하지 않고 조직설계의 기본원칙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인간중심의 인사조직론》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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