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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Aug 11. 2020

교육을 얘기하고 싶다(1)

경영학자인 내가 왜 교육에 대해 말하는가?

교육을 얘기하고 싶다(1)_경영학자인 내가 왜 교육에 대해 말하는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삶은 자기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우리는 어디서 어떤 사람을 만나 새로운 환경과 직업에 맞닥뜨릴지 아무도 모른다.      


직업으로만 보자면 나는 초등교사였고, 은행원이었고, 기업경영자였고, 경영학자 겸 경영컨설턴트였고, 대학교수였고, 협동조합주의자였다. 2014년 봄 은퇴한 이후, 우리 사회를 비판적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환경과 직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지식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가 한 줌도 안 되는 부패한 친일독재세력에 의해 철저히 유린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사회를 송두리째 개혁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은퇴한 후 <사람숲협동조합>에서 내 강의를 들은 윤진 선생이 다른 교사들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무슨 주제의 강의라도 좋다는 것이었다. 2019년2월27일(수) 4시간이 넘게 내가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끝나고 뒤풀이까지 했다. 일회용 강의로 끝낼 요량이었는데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교하이>라는 과목으로 다음과 같은 주제의 연속강의로 이어졌다. 이렇게 Sunday School이 생겨났다.   

  

1. 2019.02.27.(수) 총론: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2. 2019.03.31.(일) 인간과 교육: 교육은 인간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 

3. 2019.04.28.(일) 인간과 역사: 인간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가?

4. 2019.05.26.(일) 인간과 조직: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조직설계는 가능한가?

5. 2019.06.30.(일) 인간과 경영: 진리의 말씀(經)으로 조직을 관리(營)하는 경영은 가능한가?     


그 후로 경기도혁신교육연수원에서 교사들의 위한 강의를 아래와 같이 했다.     


1. 2019.06.25.(화) 조직운영의 철학과 원리

2. 2019.06.27.(목) 조직설계의 원리와 방법

3. 2020.07.21.(화) 인간중심경영- 그 철학과 원리(Zoom 강의)

4. 2020.07.22.(수) 조직설계의 원리와 방법(Zoom 강의)     


앞으로 가을에도 몇 차례 교사들을 위한 강의가 예정되어 있다. 아래 <도표>에서 보듯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핵심요소는 세 가지다. 교육, 노동, 정치. 이 세 가지가 제대로 되면 모든 경제, 사회, 문화, 심지어 외교 국방까지 튼튼해진다. 다른 요소들은 핵심요소에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가정이든 모든 조직은 동일하다. 대한민국에는 ‘교육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는 상태다. ‘노동에 대한 교육’도 없고, ‘정치에 대한 교육’은 말할 것도 없다. 앞으로 차차 이 얘기를 해보고 싶다.     


‘교육에 대한 교육’이 없다는 말은 무엇인가? 열린민주당의 강민정 의원이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2001년부터 거의 20년 간 시행해온 교원성과급제는 실패한 제도로 이미 판명이 난 것인데, 이 폐해가 크니 이것을 폐지할 생각이 없는지 물었다. 유은혜 장관의 대답은 이랬다. “성과급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어떤 조치를 취하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끔찍한 대답이었다. 교육에 대한 어떤 철학도 어떤 비전도 없는 사람이 교육부장관이다. 교육개혁이 그저 대학입시제도를 이리저리 바꾸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교육부를 장악하고 있음을 알았다.     


아주 오래전이었다.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산하에 있는 한국인적자원연구센터에서 초청을 받아 강의를 했다. 당시 나는 인간을 인적자원(human resource)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강의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던 기억이 있다. 인간을 자원으로 보다니. 내 강의를 들은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은 상당히 기분이 나빴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리 교육을 이렇게 황폐하게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서울대 사범대학의 교육학 교수들이라는 사실을 그때 확실히 알았다. 잠시나마 교육부장관과 서울시 교육감을 했던 서울대 사범대 문용린 교수가 잘 알려졌는데, 이 사람의 교육정책을 보면 교육의 “교”자도 모르는 사람이 분명해 보였다.      


서울대 교육학 교수들은 대부분 인간을 자원의 관점에서 다루는 미국식 교육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독일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보다도 교육에 관한 철학적 성찰이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 교육을 이렇게 처참한 환경에 빠뜨리고도 어떤 반성도 성찰도 없는 사람들이 교육계를 장악하고 있으니 교육환경이 이 꼴이 될 수밖에.      


정치와 노동에 관한 교육이 없었던 것만큼이나 ‘교육에 관한 교육’이 전혀 없었다. 혁명적인 교육개혁이 없이는 우리의 앞날에 희망이 없다. 이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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