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동석 Nov 19. 2015

리더십의 본질과 시스템의 역할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한다고 외치던 호세아 선지자의 마음으로...

리더십의 본질과 시스템의 역할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한다고 외치던 호세아 선지자의 마음으로...


기업체에서 강의할 때 가끔, 내 마음이 구약성서에 나오는 호세아 선지자의 마음으로 변하곤 한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 망하는도다, 라고 탄식했던 호세아 선지자의 마음 말이다. 특히 금융권에는 그렇다. 몇 차례 증권업계에서 강의한 적이 있지만, 이들은 온통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이 사용하고 있는 조직운영방식을 금과옥조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 금융시장을 붕괴시킨 그들의 투기적 자본주의를 선망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성과급이라는 보상에 의해 동기 부여되는 존재이며, 그러므로 당근과 채찍이라는 수단으로 구성원들을 쥐어짜면 얼마든지 목표를 향해 매진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특히 금융권에는 이런 환경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책임자는 금융권의 성과주의를 언급하면서 월스트리트 방식의 성과급제를 실시하도록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승패를 가르는 경쟁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는 승자독식, 약육강식과 같은 동물의 왕국으로 변한다. 이런 사회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미국은 군사력으로는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거의 1억 명이나 된다. 오바마케어로 겨우 일이천만 명 정도의 추가적이 혜택이 주어지긴 했지만, 아직은 어림도 없다. 미국은 빈부의 격차가 점점 극심해지고 있다. 미국은 금융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금융의 본질은 실물경제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인데, 이 금융이 실물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지위로 바뀐 것이다. 그 결과 실물경제와는 상관없이 금융은 그저 돈 놓고 돈 먹기 식으로 운영되었다. 금융은 실물경제의 생산성 향상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이 수십 년간 계속되었다.


우리나라도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와 같은 투자은행을 키워야 한다고 큰소리를 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큰 소리치면서 투자했다가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지금은 다들 그런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쏙 들어갔지만, 이런 한탕주의자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런 한탕주의적 당근으로 금융시스템을 움직이다가 금융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고 말았다. 이제 우리가 그것을 따라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꼴이다. 


우리는 서유럽 국가의 풍요로운 삶이 어디서 오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식 승패의 경쟁 패러다임과 전혀 다른 "협력의 패러다임"이라는 조직운영 플랫폼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그러니 그리스가 망한 것은 복지 때문이라는 정치인들의 헛소리를 그대로 믿고 있는 백성들도 많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금융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투자증권에서 임원과 간부직원들에게 2015-11-04(수), 11(수). 17(화) 등 세 차례에 걸친 강의는 의미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오직 미국식 월스트리트 모델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서유럽, 특히 게르만 모델의 조직운영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함께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존재하며, 그 세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실현하고 있으며 백성들이 풍요로운 삶을 구가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호세아 선지자가, 지식이 없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외치고 싶었던 것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갤러리



매거진의 이전글 역할의 중요성과 시스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