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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Dec 09. 2015

제3강 새로운 경영론_질문과 답변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표를 조화시키는 길은 무엇인가

제3강 새로운 경영론_질문과 답변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표를 조화시키는 길은 무엇인가


이 글은 (사)마포공동체라디오(마포FM)에서 진행하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을 위한 새로운 경영론 - 게르만 모델의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주제의 5회 시리즈 강연 중에서 2015-12-03에 있었던 제3강을 듣고 수강자들이 사후에 서면으로 질문(소감 포함)한 내용에 대한 답변의 일부입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곳에 공유합니다.


1. 

① "역할과 책임", "수평구조"를 설명하면서 예로 제시한 부부관계가 아주 적합한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에는 가족 또는 가족공동체만이 갖는 포용적 연결(inclusive bridging ??) 관계라는 특수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경제 조직도 비슷하겠죠?) 결국 공동체 정신(미션, 비전, 가치 또는 Macro-Level의 공유)이 결여된 조직에서는 배타적인 연줄타기(exclusive bonding?)가 더 강하게 나타나지 않을까요? 다시 말해 "신분과 계급", "수직구조"를 벗어나지 못하지 않을까요?

② 그런 관점에서 조직의 존재이유(mission)는 강조하신 플랫폼 내에서 어디에 위치하는 걸까요? [0. 리더십] 이전? [1. 성과]나 [2. 비전] 이전? 특히 "mission first"를 강조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의 경영관점에서 더 궁금해집니다.

- 해방 이후 군사정권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잘 살아보세!’와 같은 구호와 정책에서 보듯이 자본주의적 이념이 무비판적으로 우리 사회를 강타하면서 전통적으로 유지되어 왔던 덕목인 공동체 정신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우리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두레, 계, 품앗이와 같은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 길은 아주 요원해 보입니다. 유치원의 아이들에서 경로당의 노인들까지 광범위하게 그리고 주차공간을 공유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손익에도 이웃끼리 목숨을 걸고 싸울 정도로 이기적이고 살벌한 문화로 변해버렸습니다.   

  

- 정치인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권력을 잡은 자들은 개인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무고한 생명을 억압하고 인신을 구속하는 일을 벌입니다. 자신의 책을 국회의원 회관에서 피감기관 직원들에게 판매하고 보좌관의 월급을  상납받는 등 아주 조그마한 이익을 위해 대의와 명예를 헌신짝처럼 져버리는 일도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30대 아들이 로스쿨에서 낙제하는 바람에 국회의원 신분으로 학교를 찾아가서 원장과 부원장을 만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합리적 언어도 통용되지 않습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적대시하고 때려눕혀야 할 상대로 간주합니다.     


- 이런 상황에서 인간에게 생명(실존, 영혼을 포함하는)이 있다는 증표는 무엇일까? 시대의 조류를 거스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살아있는 물고기는 배를 허옇게 드러내고 강물에 떠내려가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인간은 도도한 시대의 흐름을 거역할 수 있습니다. 배운 사람으로서 우리에게 생명이 있다면, 인간 정신을 경쟁적으로 파괴하는 시대의 흐름을 거부하고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강의 교재에 나온 조직운영 플랫폼을 배우고 익혀서 몸소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조직의 미션, 목적, 목표, 비전, 사명 등과 같은 여러 용어들은 모두 인간존중과 집단지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위해 존재할 뿐입니다. 강의교재에 나온 플랫폼은 하나의 플라이휠 모형입니다. 이것은 인간을 존중하면서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집단지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일 뿐입니다. 이 플라이휠을 지속적으로 굴릴 수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플라이휠을 굴리는 일은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한번 두번 돌리다보면 익숙해지고 건전한 조직문화로 정착될 수 있습니다.


              

2. 

조직의 정신적 플랫폼에서 신분과 계급 -> 역할과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실적인 급여의 문제에서 역할과 책임이 클 경우, 얼마만큼의 급여 차이가 있어야 할까요?

현재 우리 조직은 수평문화라는 이름 아래 역할과 책임이 커도 급여 차이는 거의 나지 않고, 그래서 역할과 책임은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어디서 보았는데, 몬드라곤은 조합원과 최고경영자의 임금 차이가 40배가 넘지 않도록 한다는데, 40배까지는 차이가 나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 어떤 이슈를 다룰 때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인간을 존중하는 걸까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집단지성을 발현할 수 있게 하는 걸까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 급여제도 설계를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소위 Lock-Step System입니다. 우선 경력이 전혀 없는 신입직원의 연봉을 결정하고(entry level을 정한다는 뜻), 이어서 급여선(pay-line)이 경력에 따라 우상향 하는 기울기를 어느 정도로 가파르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큰 역할과 책임을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는 단순히 급여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근본적인 이슈들이 있어 보입니다.      


- 몬드라곤에서 40배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라면 내 생각에는, 너무나 과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위스에서는 국민청원(Volksinitiative)으로 경영자 임금의 상한선을 그 회사 노동자 최저임금의 12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었습니다. 2013년 11월에 최종적으로 부결되기는 했지만, 매우 의미 있는 국민청원이었습니다.     


- 그러므로 우리가 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는, 임금이 대외적으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느냐와 대내적으로 어느 정도 공정하냐를 논의해야 합니다. 특히 대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상위계층이기 때문에 더 많은 급여를 주어야 한다는 발상보다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었는가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할이 큰 직위일수록 집단지성이 일어나도록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3. 

① 수평적 조직관계에서의 리더십은 어떤 형대로 리딩이 작동되어야 하는가?

② 리더십과 조직력의 관계

③ 자율적인 동기부여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관리가 가능한가? 반대로 자율적으로  동기부여되지 않은 책임에 대한 조직 내의 책임은 리더십의 문제인가?

- 강의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수평적인 관계라고 하니까 조직구성원 사이에 어떤 우열도 없는, 마치 다림질한 것과 같은 완벽한 평평함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평적인 관계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랫사람 없는, 도덕적이고 인격적으로 서로 존중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수평조직이란 서로 역할과 책임이 큰 담당자가 그렇지 않은 담당자를 명령과 통제, 지시와 복종, 억압과 착취를 하지 않으면서 서로를 존중함으로써 소수의견이라도 무시하지 않는 구조를 말합니다.     


- 이렇게 이해하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게 지시와 명령하는 행위를 말하지 않습니다. 리더십은, 어떤 한 사람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구성원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는 것(이것을 메시아 신드롬이라고 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은 공동체 정신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강의시간에 잠시 언급했던 로버트 그린리프의 『서번트 리더십』을 생각하면 됩니다. 기초과정에서 예를 들었던 세종임금의 리더십과 같은 것입니다. 항상 변증법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리더십과 조직력을 질문했는데, 우선 조직력이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직력이란 조직의 단결된 힘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대외 경쟁력을 말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거대한 프로젝트를 혼란 없이 잘 진행시키는 능력을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합니다.     


- 리더십과 관련하여 가장 추천하고 싶은 문헌은 리처드 해크만 교수의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조건』입니다. 이 책은 모든 직장인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문헌입니다. 이 책에서는 팀을 효과적인 단위 조직으로 만드는 조건을 정비하는 행위를 리더십으로 정의합니다. 그러므로 팀 리더는 자신이 속한 조직을 효과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5가지 환경조건을 정비해야 합니다. 이 책에 5가지 환경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으므로 꼭 참고하기 바랍니다. 그렇게 조건을 정비해 나가는 과정을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자율적으로 일어나는 동기는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율적으로 동기부여가 안 되는 구성원들에게 타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순간, 지배와 통제의 피라미드형 수직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면 곧바로 명령과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됩니다. 영혼이 없는 공무원 조직처럼 바뀝니다. 조직의 생산성은 최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 리더십에 관한 질문은 기초강의를 듣지 않고 심화 강의를 듣는 바람에 나온 질문 같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리더십에 관한 철학적 심리학적 정의는 타인에게 생명(실존, 영혼)을 불어넣어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기초강의에서 충분히 했기 때문에 이번 심화 강의에서는 생략했는데, 아무래도 2015-12-10(목) 제4강에서 조금 더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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