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강동원이 20대 총선에서 컷오프 된 것을 보고
강동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지난 18대 대선의 불법적인 부정개표 의혹에 대해 발언했다. 정청래는 주승용 최고의원의 행태가 해당행위라고 판단하여 공갈 사퇴라고 말한 것이 전부다. 결국 주승용은 탈당을 해서 해당행위를 하고 말았다.
두 사람의 발언은 어떤 것도 막말이라고 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우선, 개인적인 이익이나 타인을 해코지하기 위해 한 말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막말이냐 아니냐는 전적으로 해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토해내는 모든 언어라는 텍스트(text)는 항상 콘텍스트(context)에서만 해석된다. 따라서 해석은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김종인의 말들을 살펴보자. 나의 페친이자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김종인 대표의 말, 말, 말>
안철수를 향해.... “예의가 있어야 한다. 정치를 잘못 배워서 그렇다.” ‘나라면 그 자리에서 박살 냈을 것이다”
김한길을 향해.... “온다고 하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느냐”
문재인을 향해... "크게 되려면 참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 그러면 이 분은 정치를 어디서 배웠길래 이럴까 궁금해진다. 이 분이 생각하는 예의는 무엇일까도 궁금하고. 세상 모두가 다 자기 아랫사람들이다.. 통합은 고사하고 수도권 연대도 물 건너가는 것 같다. 과거 DJ가 통합이나 연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곤 했는지부터 공부하는 게 좋을 듯하다.
유창선 박사는 온유한 성품이라 이런 표현을 했을지 모르겠다. 나는 김종인이 ‘막말’을 했다고 본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을 향해 마치 어린애 취급하는 것 같은 언사는 막말 그 자체라고 본다. 나이가 많다면 더욱 겸손하고 타인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마치 ‘너희들이 뭘 알아, 내가 한 수 가르쳐 주마. 내 말 잘 들어! 알았지.’라고 하는 것 같다.
당 내의 모든 권한과 권력을 한 손에 쥐게 된 후, 이종걸 원내대표를 윽박지르면서 필리버스터를 중지시켰다. 이것은 자신의 권위를 스스로 들어올리면서 구성원들이 처한 콘텍스트를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는 최종권한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서 김종인은 한껏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특히 공천권을 쥐고 있으니 의원들조차 일단 숨죽이고 있다. 도대체 김종인은 어디서 이런 정치를 배웠는지 모르겠다. 김종인의 이런 태도는 민주주의에 적합하지 않다. 이번 총선 공천도 김종인표 공천일 텐데 걱정이 많다. 이런 모습이 과연 민주사회의 정당인가? 적어도 양아치들의 집단 같은 새누리당과는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더욱 가관인 것은, 김종인이 필리버스터에 참가했던 의원들에게 친전(親展)과 함께 고가의 건강식품을 선물했다는 점이다. 개인 돈으로 한 것인지, 정당의 공식적인 경상비로 처리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행태가 바로 전근대적인 제왕적 리더십의 전형이다. 군주가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자신의 말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필리버스터는 국회의원으로서 법률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 것뿐이다. 그런데 거기다 왜 선물을 주는가? 그것은 자신의 권위를 한껏 세우려는 권위주의적 행태다.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그 결정의 수혜자가 누군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필리버스터에 참가했던 의원들이 건강식품을 사 먹을 돈이 없어서 그들에게 그것을 선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물이 김종인의 개인적 권위와 리더십을 돋보이게 만드는데 작용했기에 잘못된 것이다. 기자들은 그것도 모르고 김종인이 정치판을 들었다 놨다고 한다면서 떠들고 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시도하고 있는 '저강도 쿠데타'(creeping coup d`etat)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암담하다.
아래는 나의 페북에 썼던 글이다.
(2016.03.01. 당의 전권을 거머쥔 후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킨 것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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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정체는 무엇인가? 전두환에 충성하고 박근혜에 빌붙어서 뭔가 해보려고 했다는 과거를 들먹이고 싶지 않다. 그저 양지만 찾아다녔다는 사실도 눈 감아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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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의 전권을 거머쥔 뒤 내린 최초의 결정이라는 게,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겠다는 것인가? 고작 이것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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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 어떤 노인 한 사람의 힘으로 어림도 없다. 대다수 시민들의 이해와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당 내에서부터 민주주의적 의견수렴을 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한 사람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몰상식한 사태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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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테크노크라트로 끝났어야 할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앉은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당이 심히 걱정된다.
(2016.03.01. 이종걸 원내대표를 ‘선거 망치면 책임질 거냐?’라고 고함쳤다는 기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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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정당을 운영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종인은 박근혜의 태도와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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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은 민주주의와 민주적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