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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석 Mar 15. 2016

알파고와 이세돌,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인간과 민주화의 문제

알파고와 이세돌,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인간과 민주화의 문제 


한국일보에 실린 "인공지능은 생명을 이길 수 없다"라는 이어령 선생의 칼럼을 읽고,  출판사 <사월의책> 안희곤 대표가 다음과 같이 페북에다 소감을 썼길래, 유심히 읽었다. 


오늘은 이 어른의 기고가 화제인 듯. 어르신한테 할 말은 아니나 참 한심하십니다. 맞는 대목이 어뜨케 한 군데도 없네요. 주장을 찬찬히 더듬어보면, 

1.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란다. 하사비스 대 이세돌의 싸움? 서양 분석력과 동양 직관의 싸움? ㅋㅋㅋㅋ 아놔, 인공지능과 그냥 프로그램의 차이도 이해하지 못한 말씀을 하시다니...  

2.
특이점이 왔다고? 책은 안 읽으시고 개념만 보고 때려맞추는 격인데, 뇌과학, 분자생물학의 성과와, IT, 양자컴퓨터의 작동 원리 등이 하나로 결합되는 건 아주 요원한 일이고 가능할지 가능하지 않을지도 아직 모른다. 레이 커즈와일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물질이 정보로 치환되거나, 정보의 결합으로 생명을 구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3.
라면 물은 100도C에서 0.1도씨만 모자라도 끓지 않는다? 과학학을 공부하셔야 할 듯. 물은 100도에서 몇 도 모자라는 어름에서 기포가 발생하면서 끓기 시작해서 100도 넘는 온도까지 계속 끓고, 기화도 그렇게 벌어진다. 인간들끼리 100도에서 끓는다고 약속하기로(온도계로 정하기로) 한 것일 뿐.

4.
생명은 법칙화할 수 없고, 그 예외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예외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예외에도 불구하고 집단(개체도 하위 구성단위의 집단임)의 뚜렷한 행동양식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확률과 통계로 법칙화할 수 있다는 게 올바른 관점이다. 뉴런은 하나하나가 예외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서로 동조(sync)하여 하나의 감각 내지 의식을 만든다(통계물리학). 뉴런도 동조하고, 반딧불이도 그렇고, 염기서열도 패턴을 가진다. ‘예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돌아간다는 게 더 놀라운 거지. 생명의 통일성 내지 경향성 말이다.

하여간 칼럼을 읽어보시면 도움은 될 거임. 인문학의 오늘에 대한 반성으루다가... ㅋㅋㅋ



이어령 선생은 80이 훌쩍 넘었다. 이 어르신의 글은 정말 맞는 말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한마디로 '디지로그' 같은 소리다. 그래서 나는 노인들의 말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 노인이 되면 생물학적으로 공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새로운 사고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젊은이들과 비교할 수 없다. 이런 노인들이 나와서 우리 사회를 자꾸 이렇게 헷갈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냥 어르신으로 젊은이들이 잘 모시면 된다.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래서 내 생각을 끄적거려 본다. 나는 아직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인간대 인간의 게임도 아니고, 인간대 기계의 싸움도 아니고, 이세돌과 하사비스의 대결도 아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관해 뭔가 잘못 알고 있어도 한참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거대한 증기기관(증기에너지)이 만들어졌을 때, 그러니까 제1차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증기기관과 인간의 근육이 대결한 적이 있는가? 인간이 증기기관을 이길 수 있는가? 인간은 증기기관을 발명함으로써 엄청난 산업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 힘으로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했다. 


19세기 말, 미국에서 전기에너지가 발명되었다. 그 후, 거대한 공장 콘베이어벨트 위에서 자동차가 조립되어 나왔다. 제2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이때 콘베이어벨트와 사람이 시합한 적이 있는가? 만약에 시합을 했다 쳐도, 이것을 인간대 인간의 대결이라고 했겠는가? 전기에너지는 또다시 산업생산성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주었다. 미국에 세계를 제패하고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로 만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1970년대, 또다시 미국에서 전자에너지가 발명되어 산업에 응용하기 시작했다. 이 에너지로 컴퓨터가 만들어졌다. 제3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컴퓨터의 활용은 엄청난 생산성을 향상시켰고, 또다시 미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때 와서야 컴퓨터의 계산 능력과 인간의 암산 능력이 시합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 게임은 애교스러운 정도였다. 인간은 컴퓨터의 계산능력을 따라 갈 수 없다. 그렇게 하려고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전자혁명에 패전국이었던 일본과 독일이 명함을 내밀어서 20세기 후반 과학기술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21세기가 되었다. 소위 cyber-physical system(CPS, 사이버물리시스템)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지구덩어리가 완전히 다른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 CPS기술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과 결합되어 무인자동차를 비롯한 가정용 로봇까지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 이 혁명은 미국과 독일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IIC)"으로, 독일은 "Industry 4.0"이라는 브랜드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21세기는 미국, 독일, 중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포함된 것은 제4차 산업혁명을 따라잡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


여기서 이 내용을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사상을 한 가지만 지적한다면 분권화(decentralization)다. 우리가 분권화를 실현하지 않으면 제4차 산업혁명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분권화가 21세기의 화두라고 본다. 공장시설도 모두 분권화되고, 사회구조도 분권화되어야 한다. 


공장은 개인맞춤형 생산모드로 바뀔 것이다. 독일의 공장들은 지금 바뀌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요측면에서의 롱테일(long-tail)을 완전히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즉 personalized production이 가능하도록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실현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스마트 팩토리의 특징은, 제품이 주체가 되고 공장에 비치된 기계설비는 객체가 된다는 점이다. 부품들과 반제품이 기계설비로부터 서비스를 받아가며 완제품으로 거듭나는 상황으로 바뀐다. 이것은 각종 부품들과 기계설비가 네크워크로 연결되어 스스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금까지 익숙한 중앙통제시스템으로는 이런 공장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지금까지와는 완전 다른 새로운 개념의 공장이다. 이런 공장이 가능한 이유는 CPS라는 핵심기술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 산업생산성은 기하급수적인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노동자가 거의 필요 없는 상황이 된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이렇게 된다. 어떤 것도 이런 변화의 추세를 막을 수 없다. 산업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자체 동력으로 굴러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구조는 어떻게 바뀌어야 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철저히 분권화되어야 한다. 이것은 시민 개개인이 개별화(individualize), 개성화(personalize), 주체화(subjectivation)되는 것을 의미한다. 철저하게 민주화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화되었다는 말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는 상태, 즉 모든 인간이 수평적 구조에서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현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인종, 나이, 성별, 출신, 학력, 경제력 등에 상관없이 지시, 명령, 통제에서 벗어나 어떤 구속도 받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자율적으로 맘껏 발현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게 민주주의 사회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이런 사회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바로 이런 사회를 지향하고 있으며, 사회가 이렇게 바뀌지 않으면 제4차 산업혁명의 실현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를 한번 보자. 박근혜, 김종인, 안철수의 명령에 따라 조직이 움직이고 있다. 완전한 중앙집권체제이며, 일인 독재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멍청하고도 위험한 상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 다시 알파고와 이세돌의 이슈로 돌아오자. 구글은 제2의 기계를 만들었고 그것을 한번 시험해 본 것뿐이다. 그냥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흥행의 자뻑쇼를 한 것이다. 쇼는 늘 재미있지 않은가? 이 쇼는 인고지능, 사물인터넷, 사이버물리시스템 등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과학기술은 물질을 새롭게 조합함으로써 발전해왔다. 인간도 물질에서 생겨나 결국 물질 속으로 사라진다. 물질 이외의 것을 개입시키면 대부분은 헛소리가 된다. 그러나 인류의 복지에 공헌할 수 있도록 물질을 제어할 수 있는 지혜가 인간에게 있다. 그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인간이 된다. 그 지혜가 연대와 사랑과 나눔이다.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는 인간들 


이들의 머리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들이 제정신이 아닌 것은 분명한데, 몰라도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 있을까? 이런 인간들이 어떻게 그런 자리까지 갔을까? 이걸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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