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공적인 업무처리과정은 기록으로 공개해야
이 기사를 읽으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그 어떤 합리성도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한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사람들이 누구나 자기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절차를 지키도록 규정이다. 정당의 의사결정은 이런 규정을 무시해버리고 힘 있는 사람들 맘대로 처리하는 게 관행이 되었다. 이런 게 정치판인 모양이다. 그냥 그때그때 요령껏 위기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투명해야 공정하고, 공정해야 투명해질 수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의 및 이와 유사한 모임을 녹화/녹음하여 그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남이 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쉽지만 막상 자신이 실천하려면 어렵다. 기업에서도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있으나 쉽지 않다. 다들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온갖 이유를 들이대면서 사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득권을 챙기고 유지하려면 비밀리에 회의를 해서 쓱싹 해버리면 된다. (그래서 이번 더민주당의 공천과정도 비대위에서 쓱싹 자기 사람을 비례대표 명단에 넣고 ABC로 칸을 쳐도 괜찮다고 누가 주장했는지를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
나도 기업에서 경험이 있다. 내 생애에 마지막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 과정을 실현하기 위해 이사회를 비롯한 모든 회의 내용을 녹화/녹음하여 공개하려고 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이렇게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들을 처벌할 수도 없어서 결국 투명성은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시도하는 주요 회의와 면담 등을 모니터 하거나 녹화하는 것은 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이것은 박원순,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인데, 이 사람들이 그 자리를 떠나고 나면, 또다시 복마전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의 특성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떤 후임자가 오더라도 투명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보다.
7시간이나 어디 뭘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청와대뿐만 아니라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주요 직책을 맡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대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회의와 면담 등을 포함한 대화 내용도 기록되어야 한다. 도대체 대통령이 업무시간 중에 7시간이나 어디서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무유기로 처벌해야 할 일로 보인다.
정당과 정치가 투명하고 공정해지지 않고, 국민들이 그저 권력을 잡은 자들의 은혜만 기다리고 있다면 민주주의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