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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 Soo Sep 21. 2016

넌, 갖고 싶은 게 뭐야?

우린 그렇게 갖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들 속에 산다.



A가 뜬금없이 묻는다.


"너 뭐 갖고 싶은 거 있어? 너 얼마 안 있어서 생일 이잖아?"


그 어느 누구나 똑같겠지만, 생일 때, 또는 나의 특별한 날에 흔히 듣는 질문이다.

그 질문을 받을 때 난 가끔 이렇게 대답을 하곤 한다. 물론 매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그러했다.


"음..... 동심."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야? 네 나이가 몇인데 동심은 얼어 죽을..."


하며, 상대방은 비웃곤 한다.


"넌 안 갖고 싶냐? 그때의 순수함, 맑은 시선, 때 묻지 않은 마음, 악하지 않은 심성, 꾸밈없는 말.. 이런 거?"


"갖고야 싶지.. 근데 그게 우리 같은 어른이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그런 거니까."


"하긴 나이를 먹긴 했지. 근데, 그리 말하는 넌, 네가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하냐?"


"나이를 먹었으니 어른이지."


"나이를 먹었으니 어른이라... 그냥 그게 네가 생각하는 어른이야?"


라는 질문에 "A"는 결코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한다. 아니, 그 어느 누구도 쉽게 답을 내놓지 못 할런지도..

 

"거봐, 자신 없지? 그러면서 어른은 무슨.. 네가 물었지? 너 뭐 갖고 싶냐고? 난 그게 갖고 싶다고. 됐냐?!"




진짜 영근 어른이 되지 못 할바엔 차라리 철부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나만 하는 걸까? 그리고 그게 꼭 비웃음 거리 이어만 하는 걸까? 그게 정말 되지도 않는 얼토당토않은 얘기일까?

난 조심스럽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인정하는 어른이 되지 않을 바엔 생각만이라도, 마음만이라도 아직은 순수한 철부지 아이이고 싶다. 그게 꼭, 이루어지지 않는 헛된 꿈이라 할 지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아직 철없는 어른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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