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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 Soo Sep 23. 2016

루앙프라방.. 하나의 쉼표,

시간에 올곧이 서기 위한 발걸음


그들속에 살포시 들어가기 위해


2009년 찬바람 불던 겨울, 아무 이유도 없고, 책을 사겠다는 목적도 없이 작은 서점에 들렀다.

그때, 한눈에 확 들어온 제목 "목요일의 루앙프라방." 마치 영혼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손에 들려있었던 책 한 권.


김갑수 작가의 여행 에세이였고, 소소한 사진과 함께 마음을 긁어대며 읊조리는 듯 한 글 들은, 당시 여행에 잔뜩 굶주려 있던 내게 불을 질러버린 계기가 되었다.

그때부터 였을 거다. 막연하게 내 여행지 위시리스트에 올려져 버렸던 "루앙프라방" 

그렇다, 라오스에는 유명한 곳이 많다. 첫 관문이면서 수도인 비엔티엔 이 있으며,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비엥도 그러하고, 루앙남타를 비롯해 많은 지역이 전 세계 많은 배낭족들에게 "어여 와~" 하며 손짓을 하는 그런 곳이다.


2009년부터 가야지.. 가야지.. 했던 바로 그곳에 발을 들인다.

내 표현대로 "쉼표"를 찍는 행위를 하고자 함이다.

혼자 여행을 주로 하는 탓에 "액티비티"를 원하는 여행자는 결코 아니다. 물론 흥겨움과 즐거움은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꺼리 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런 꺼리들이 여행을 방해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을 했던 탓이 크리라.

그래서, 이번 여행 역시 그들의 속살로 조용히 들었다가,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머물다가, 그들의 모습을 안고 조용히 물러나는 발걸음이다.




한 걸음이 쉼표 이듯이, 그들의 쉼표는 어떤 모양으로, 어떤 느낌으로 찍으며 살고 있는가를 올곧이 느끼고 싶을 뿐이고, 그 속에 머무는 내가 찍는 쉼표와는 또, 어떤 다른 느낌 일지 공기로, 호흡으로 느끼고자 떠남이다.


"여기는, 라오입니다.

저에게 찾아온 잠시 동안의 꿈을 달게 꾸겠습니다.

당신은 언젠가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고,

별빛은 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고.

생활은 다시 나를 안아줄 테니까요."


- 목요일의 루앙프라방 작가 김갑수




일주일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돌아온다는 쉼표를 찍기 위한 또 다른 하나의 쉼표를 찍는 발걸음을 이제 준비하려 한다.


11일 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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