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올곧이 서기 위한 발걸음
2009년 찬바람 불던 겨울, 아무 이유도 없고, 책을 사겠다는 목적도 없이 작은 서점에 들렀다.
그때, 한눈에 확 들어온 제목 "목요일의 루앙프라방." 마치 영혼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손에 들려있었던 책 한 권.
김갑수 작가의 여행 에세이였고, 소소한 사진과 함께 마음을 긁어대며 읊조리는 듯 한 글 들은, 당시 여행에 잔뜩 굶주려 있던 내게 불을 질러버린 계기가 되었다.
그때부터 였을 거다. 막연하게 내 여행지 위시리스트에 올려져 버렸던 "루앙프라방"
그렇다, 라오스에는 유명한 곳이 많다. 첫 관문이면서 수도인 비엔티엔 이 있으며,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비엥도 그러하고, 루앙남타를 비롯해 많은 지역이 전 세계 많은 배낭족들에게 "어여 와~" 하며 손짓을 하는 그런 곳이다.
2009년부터 가야지.. 가야지.. 했던 바로 그곳에 발을 들인다.
내 표현대로 "쉼표"를 찍는 행위를 하고자 함이다.
혼자 여행을 주로 하는 탓에 "액티비티"를 원하는 여행자는 결코 아니다. 물론 흥겨움과 즐거움은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꺼리 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런 꺼리들이 여행을 방해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을 했던 탓이 크리라.
그래서, 이번 여행 역시 그들의 속살로 조용히 들었다가,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머물다가, 그들의 모습을 안고 조용히 물러나는 발걸음이다.
한 걸음이 쉼표 이듯이, 그들의 쉼표는 어떤 모양으로, 어떤 느낌으로 찍으며 살고 있는가를 올곧이 느끼고 싶을 뿐이고, 그 속에 머무는 내가 찍는 쉼표와는 또, 어떤 다른 느낌 일지 공기로, 호흡으로 느끼고자 떠남이다.
- 목요일의 루앙프라방 작가 김갑수
일주일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돌아온다는 쉼표를 찍기 위한 또 다른 하나의 쉼표를 찍는 발걸음을 이제 준비하려 한다.
11일 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