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10

길, 그리고 여행의 무게

by T Soo

훌쩍 떠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갖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그것에 있어 난 마냥 자유로운 인간이지만 말이다.


길 위에 선다는 것, 여행을 떠난 다는 것엔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렇듯,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우린 모두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 일런지 모른다.

그 말은, 여행 앓이를 하고 있다는 또 다른 표현으로 구사될 수 있는 것.


'언젠가 떠나 길을 잃어 헤매었던 낯선 외국의 좁은 골목이 그리워 안달 난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


'낯선 이방인을 방어적 태세를 취하며, 내미는 손에 겁먹은 표정으로 뒤돌아선 누군가의 눈빛이 그리워 안달 난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듯이 우린 무언가에 이끌림을 받으며, 지루하고, 답답하며, 속 터지는 현실을 영위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 세속을 떠날라 치면, 약간의 자유와 치기 어린 마음 그리고, 약간의 용기도 양념으로 필요한 법이다.


"김갑수 작가"는 이렇게 말을 한다.


"청춘....
그래, 청춘은 지나갔기 때문에
식어버려 재만 남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지.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잖아?

행복이 오지 않을 땐 우리가 그것을 만나러 가야지."


그렇게 우린, 우리 자신의 행복을 만나러 가기 위해 길을 나서는지도 몰라. 여행길에서는 자주 하늘을 보게 되는 이유도 그런 맥락이 아닌가 싶어. 한가로이 떠있는 구름도 그 나름대로의 무게가 있다고 하지 왜?

그렇게 길로 나서는 너와 나의 발걸음에도 분명 어느 정도의 무게는 존재할 거야.

그렇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행복으로 가는 여정이 방해받아서야 될까? 무작정 떠남에도 이유가 있고, 왠지 모를 두려움과 걱정으로 인해 무작정 이 곳에 남아 있음에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러나, 무작정 이 곳에 남아 있겠다는 어떤 이가 있다면, 무작정 떠나기를 반복하는 내가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어.


"무작정 떠난다는 것, 그건 네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일거야. 단지, 다른 이유로 인해 네가 시작하지 않아서 일뿐."이라고 말이야.


그리고, 이런 말 한마디를 덧붙여해 주고 싶다.


"왜 시작을 해 봐야 하느냐고? 그건 네가 이 자리로 돌아와 보면 알게 될 거야."


살짝 떠 있어보면 알거야. 땅이 아닌 하늘에 떠 있을때의 그 자유로움을..


불현듯 떠난다는 것, 무작정 길로 나선다는 것.

그 모든 것에는 "나"라는 무게가 더해지게 되어 있어. 그 무게를 벗어던지기 위해 너와 나는 문을 박차고 길로 나서는 이유 일거야. 돌아오면 그 무게는 한결 가벼워져 있을 테니까.


헌데 말이야. 걱정에 두려움에 잡혀 무작정 이곳에 있길 원한다면, 넌, 언제까지나 그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것일 뿐이야.

그 무게를 짊어지고 계속 갈래?

그 무게를 잠깐 지었다가, 길에 흩뿌리고 올래?


그게 내가 말한 돌아와 보면 안다는 그 해답이야.


"알랭드 보통"의 말 그대로.

우린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 하고 마음속에서 항상 외치며 살아갈 것이고

우린 그러하기에 "그 어디로" 떠나게 될 것이고, 그만큼 가벼워진 심신을 경험하며 살아갈 것이야.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간다."


"알랭드 보통 - 여행의 기술 中.."





"자.. 이제 우리 살짝 무게감을 만끽하면서 떠나 볼까?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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