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며 든 여러가지 생각을 적어보려 합니다.
어느덧 2021년도 마무리하는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얻고자 한 부분도 많이 얻었지만 잃은 것도 많은, 배움이 많은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많은 것을 배운 한해였기도 하구요.
그래서 오늘은 올해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고 또 공부하면서 그리고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팀의 일원으로서 생각난 것들을 이야기해보고 싶어 적습니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은 많은 이해관계와 여러 전문성이 합쳐져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그런 만큼 프로덕트 자체를 만드는 것 자체는 굉장히 힘든 일이고, 그런 힘든 일 중에서도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은 단지 프로덕트만 좋을 뿐만이 아니라, 시장도 명확히 존재해야 하고, 시장에 잘 어필해야 하고, 또 어필된 프로덕트가 지속해서 성장해야 좋은 프로덕트라고 판단되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용자에게 사랑을 받고 필요한 서비스로 남으셨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 주시고 그 누군가에게는 없어선 안되는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한분한분이 모든 사람은 아니더라도,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람의 세상을 더 나아지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는걸 알아주세요.
사용자보다 기능에 대한 요청에만 집중하고 구현방식에 대한 고려만이 앞에 있을 때, 프로덕트 팀은 구현 방식에서 합치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 다른 의도로 프로덕트를 만들어 가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이 내 프로덕트를 사용할 때 문제를 가장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알고 시작하지 않으면 프로덕트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조급해지고, 급급한 개발로 부채를 만들어 냅니다.
프로덕트를 진짜로 사용하는 사용자, 그리고 잘 사용하는 사용자에 우선 집중하세요. 지금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방식으로 프로덕트가 성장할수록, 이후 더 많은 니즈를 발견하고,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팀에게 기간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간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왜 만드는지 알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합치를 이루고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프로덕트 팀에서 "출시 연기"는 이제 어느덧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년 1월에 릴리즈됩니다!"라는 소식을 들으면, "한 5월쯤 릴리즈하겠네..."하는 우스갯소리도 정말 많이 하게 되죠. 그 이유는 어떤 것일까요?
요구사항이 시작에 명확지 않아서
마지막에 요구사항들이 갑자기 늘어나서
납기를 프로덕트 팀이 맞게 계획하지 못해서
프로덕트 초기에 어떻게 생긴질 몰라서 확인을 못 해서
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덕트를 만들거야. 그리고 처음 사용자가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은 이런 거야.” 라는 것에 대한 일치가 없이 무작정 제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어떤 문제를 발견했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원칙으로 팀이 설득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는 밀리는 릴리즈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을 하고 다음에 개선 사항에 맞춰서 진행할 것에 대한 동의를 서로 얻고, 서로가 신뢰하는 사이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엔 많이 삐걱거리고 흔들리고 갈등도 생기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생기겠죠. 근데 그런 갈등은 시작할 때 겪는 게 망할 때 겪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겁니다.
프로덕트의 성장은 하루아침에 일어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일어나야 합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큰 기능을 한 번에 개발 >> 긴 버그 수정 과정 >> 또 다른 큰 기능 개발 >> 또 버그 수정 과정으로 진행된다면, 팀은 지치기 마련이고, 큰 기능 개발 사이에 놓친 부분들을 급급하기 메꾸느라 부채는 쌓여가고, 건강한 조직은 건강치 못한 조직으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큰 기능을 작게 나눠서 작업하고, 작업한 내용을 빠르게 확인하고, 고객에게 선보이고 개선하고, 이후 필요한 다른 것들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면 부채를 100% 피할 수 없을지 몰라도
우리가 만든 기능이 어떤 효과를 낳았는지
추가적인 요청사항에서 사용자들이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확인하고 다음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을 하나의 큰 기능을 만드는 데 집중하다가 정말로 필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큰 기능은 분명히 여러 가지 스코프로 자를 수 있고 자르고 자를수록 더 단순한 프로덕트로 규모 있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팀들은 빠른 주기로 제품에 대한 성과를 확인하고, 성과를 기반으로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프로덕트 팀은 "애자일한 문화"라는 미명하에 스프린트를 중간평가와 쉼 없이 달려 나갑니다(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그건 애자일 함이 아닙니다. 그냥 죽도록 뛰는 뜀박질이지).
스프린트는 말 그대로 Sprint는 말 그대로 전력 달리기(run at full speed over a short distance)입니다. 그래서 그 주기 안에 정말로 많은 노력을 해서 좋은 프로덕트가 빨리 사용자를 만날 수 있게 모든 팀원은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프린트가 쉼 없이 이뤄진다면,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것은 42.195km의, 또는 그것보다 훨씬 긴 길을 여러 스프린트로 나눠서 달려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엔 올림픽 경기장과는 다르게 오르막길 내리막길도 있고, 달리기를 방해하는 방해꾼도, 비바람도, 또 갈증을 달래주는 시원한 물도, 나를 응원하는 응원의 메시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길고 긴 여정을 같이 달려가는 팀원들에게도 "우리는 이 길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고, 결승선을 같이 가보자."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고 전에 만난 비바람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서 서로 알려주고, 방해꾼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우리는 조금 더 멀리 그리고 같이 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호흡을 길게 가져가되 늘어져선 안 되며, 늘어지더라도 조급함으로 호흡을 놓치거나 거스르는 일이 생겨선 안 됩니다.
적다 보니 너무나 길어져서,,, 이번 주 안으로 두 번째로 찾아뵙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