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호 Dec 13. 2021

2021년을 정리하며 든 생각..(1)

2021년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며 든 여러가지 생각을 적어보려 합니다.

어느덧 2021년도 마무리하는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얻고자 한 부분도 많이 얻었지만 잃은 것도 많은, 배움이 많은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많은 것을 배운 한해였기도 하구요.

그래서 오늘은 올해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고 또 공부하면서 그리고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팀의 일원으로서 생각난 것들을 이야기해보고 싶어 적습니다.


1.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은 너무나도 힘든 일 입니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은 많은 이해관계와 여러 전문성이 합쳐져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그런 만큼 프로덕트 자체를 만드는 것 자체는 굉장히 힘든 일이고, 그런 힘든 일 중에서도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은 단지 프로덕트만 좋을 뿐만이 아니라, 시장도 명확히 존재해야 하고, 시장에 잘 어필해야 하고, 또 어필된 프로덕트가 지속해서 성장해야 좋은 프로덕트라고 판단되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용자에게 사랑을 받고 필요한 서비스로 남으셨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 주시고 그 누군가에게는 없어선 안되는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한분한분이 모든 사람은 아니더라도,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람의 세상을 더 나아지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는걸 알아주세요.



2. 프로덕트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용자를 위해서 이고, 우리는 모든 사용자에 다 집중할 순 없습니다.

 사용자보다 기능에 대한 요청에만 집중하고 구현방식에 대한 고려만이 앞에 있을 때, 프로덕트 팀은 구현 방식에서 합치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 다른 의도로 프로덕트를 만들어 가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이 내 프로덕트를 사용할 때 문제를 가장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알고 시작하지 않으면 프로덕트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조급해지고, 급급한 개발로 부채를 만들어 냅니다.


 프로덕트를 진짜로 사용하는 사용자, 그리고 잘 사용하는 사용자에 우선 집중하세요. 지금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방식으로 프로덕트가 성장할수록, 이후 더 많은 니즈를 발견하고,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3. 프로덕트 팀에게 속도와 기간은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만드는지 알고 만드는 것이 훠어어어얼씬 중요합니다.

 프로덕트 팀에게 기간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간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왜 만드는지 알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합치를 이루고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프로덕트 팀에서 "출시 연기"는 이제 어느덧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년 1월에 릴리즈됩니다!"라는 소식을 들으면, "한 5월쯤 릴리즈하겠네..."하는 우스갯소리도 정말 많이 하게 되죠. 그 이유는 어떤 것일까요?   

요구사항이 시작에 명확지 않아서

마지막에 요구사항들이 갑자기 늘어나서

납기를 프로덕트 팀이 맞게 계획하지 못해서

프로덕트 초기에 어떻게 생긴질 몰라서 확인을 못 해서

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덕트를 만들거야. 그리고 처음 사용자가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은 이런 거야.” 라는 것에 대한 일치가 없이 무작정 제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어떤 문제를 발견했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공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원칙으로 팀이 설득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는 밀리는 릴리즈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을 하고 다음에 개선 사항에 맞춰서 진행할 것에 대한 동의를 서로 얻고, 서로가 신뢰하는 사이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엔 많이 삐걱거리고 흔들리고 갈등도 생기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생기겠죠. 근데 그런 갈등은 시작할 때 겪는 게 망할 때 겪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겁니다.



4. 프로덕트는 한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성장해야 합니다.

 프로덕트의 성장은 하루아침에 일어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일어나야 합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큰 기능을 한 번에 개발 >> 긴 버그 수정 과정 >> 또 다른 큰 기능 개발 >> 또 버그 수정 과정으로 진행된다면, 팀은 지치기 마련이고, 큰 기능 개발 사이에 놓친 부분들을 급급하기 메꾸느라 부채는 쌓여가고, 건강한 조직은 건강치 못한 조직으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큰 기능을 작게 나눠서 작업하고, 작업한 내용을 빠르게 확인하고, 고객에게 선보이고 개선하고, 이후 필요한 다른 것들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면 부채를 100% 피할 수 없을지 몰라도   

우리가 만든 기능이 어떤 효과를 낳았는지

추가적인 요청사항에서 사용자들이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확인하고 다음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을 하나의 큰 기능을 만드는 데 집중하다가 정말로 필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큰 기능은 분명히 여러 가지 스코프로 자를 수 있고 자르고 자를수록 더 단순한 프로덕트로 규모 있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5. 프로덕트는 빠른 주기로 피드백과 성과 파악을 통해 신속하게 개선돼야 하지만, 프로덕트의 순환 주기는 아주 기이이이이입니다.

 최근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팀들은 빠른 주기로 제품에 대한 성과를 확인하고, 성과를 기반으로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프로덕트 팀은 "애자일한 문화"라는 미명하에 스프린트를 중간평가와 쉼 없이 달려 나갑니다(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그건 애자일 함이 아닙니다. 그냥 죽도록 뛰는 뜀박질이지).


 스프린트는 말 그대로 Sprint는 말 그대로 전력 달리기(run at full speed over a short distance)입니다. 그래서 그 주기 안에 정말로 많은 노력을 해서 좋은 프로덕트가 빨리 사용자를 만날 수 있게 모든 팀원은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프린트가 쉼 없이 이뤄진다면,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것은 42.195km의, 또는 그것보다 훨씬 긴 길을 여러 스프린트로 나눠서 달려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엔 올림픽 경기장과는 다르게 오르막길 내리막길도 있고, 달리기를 방해하는 방해꾼도, 비바람도, 또 갈증을 달래주는 시원한 물도, 나를 응원하는 응원의 메시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길고 긴 여정을 같이 달려가는 팀원들에게도 "우리는 이 길을 열심히 달려가고 있고, 결승선을 같이 가보자."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고 전에 만난 비바람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서 서로 알려주고, 방해꾼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우리는 조금 더 멀리 그리고 같이 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호흡을 길게 가져가되 늘어져선 안 되며, 늘어지더라도 조급함으로 호흡을 놓치거나 거스르는 일이 생겨선 안 됩니다.




적다 보니 너무나 길어져서,,, 이번 주 안으로 두 번째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