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호 Jun 03. 2024

"전사목표"가 팀원들에게 읽히지 않는 이유

성장이 느려진 스타트업들의 공통점-2

지난번 글에서는  일하는 게 왜 목표에 닿기 힘든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이번에는 문맥 없이 일하는 회사들이 느려지던 공통적인 패턴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 드리려 합니다.




목표는 존재합니다. 다만 목표와 내가 하는 일과는 거리감이 있었어요.

(제 경험에 한정된 사항들이라 좀 다를 수는 있겠지만), 목표가 없는 회사는 없었습니다.

어떤 회사들은   

세상에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도록.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자신의 제품을 세상에 소개할 수 있도록.

같은 가슴 뛰는 목표를 가진 곳들도 있었고, 또 어떤 회사들은   

경쟁사 대비 거래 점유율을 늘리자.

GMV를 얼마까지 늘리자.

수수료를 얼마 내는 사용자의 수를 얼마만큼 늘리자.


 같이 어느 정도 기한을 기준으로, 수치로 보이는 목표를 제시하는 회사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타운홀 에서만 이야기되고 평가되는 목표는 우리가 지금 하는 일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무엇을 통해서 이게 목표 달성으로 이끄는지 실제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는 알기가 힘들었어요. 그리고 이는 “내가 노선 메인페이지에 분명히 적어놨는데, 우리 회사 들어올 때 대문짝만하게 있는데…” 같이 그냥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의 연관성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을 진행하기 위해 읽고 다듬는 기획서(또는 PRD 문서에는) 또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하는 미팅에는 전사적인 목표와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이 어떤 가설을 가지고 접근하는지 알 수 없음

일을 하면서도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회사의 목표와 얼마나 가까워지게 하는 거지? 이걸 이렇게 하면 되는 게 맞나? 라는 것들이 의도와 맞게 진행되지 않음

이 두 가지가 큰 부분이죠.


 그러다 보니, 함께 일하는 팀원들도 “목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하도 자주 바뀌다 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지금 하는 일과 큰 연관이 없다.”라는 말로 치부하게 되고, 결국은 내가 하는 일이 목표에 부합하는 일인지 알고 싶지도 또 알 필요도 없게끔 되게 되죠. 그리고 이런 맹목적인 업무의 확인은 맥락 파악을 더 할 수 없고, 결국은 목표가 뭔지 찾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아까 이야기했던 “내가 노선 메인페이지에 분명히 적어놨는데, 우리 회사 들어올 때 대문짝만하게 있는데…”이라는 말과 함께 합쳐져 팀의 불협화음을 더 깊게 만들게 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인과가 비어서, “과연 이 일이 도움이 될까?”라는 불신이 생겼어요.

이렇게 일을 진행하게 되면 목표에 관한 이야기는 타운홀에서만 듣게 되고, “이런 것들을 해보겠다.”라는 방향성이 문맥이 없어진 채로 “업무 진행 요청”, “기능 요청”의 형태로 실무자들에게 전달되다 보니,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 덩어리가   

어떤 연유에서 다른 것들보다 지금 하는 일이 더 비교우위가 있는지도 모르게 오는

달성하고자 하는 일의 완료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이를 통해서 어떤것을 궁극적으로 달성하고 싶은지 모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개인의 업무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한 사항인지를 찾는 것보다는 그냥 “업무의 완료”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과업을 달성하는 기준이 팀이 결과를 잘 내기 위하기보단, “책잡히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집중하게 되고 이러다 보니,   

목표와는 관계없을 수 있고, 뭐든 발생할 수 있는 케이스들을 찾아내는 등 비본질적인 업무에 매몰되거나,

실제로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은 무엇이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기보단, 그냥 만들게 되고,

진짜 필요한 걸 만들기 보단, “다른 서비스에서 하는 그대로”를 벤치마킹하고, 구현하게 되고,

그 결과 목표는 하늘나라로 가 있는 제품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구현된 기능은 “그래서 이걸 가지고 뭘 하겠다는 거지?”하는 의문도 만들게 되어 버리고, 본래의 목표와 부합하지 않는 산출물에 대해서 “내 책임은 아니야.”라는 형태로 의사소통이 되기도 하죠.


 그리고 이 역시도 목표를 강조하지 않아서 생긴 게 아닙니다.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결정들을 해왔고,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고민은 했으나, 알 수 없는 형태로 “그냥 이거 하세요.” 전달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결정을 통해서 무엇을 한다 라는 내용도 매우 빈약하게 전달되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지 않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목표 없이 그냥 Task를 정해서 주는 형태로 일하는 게 훨씬 빨라.”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맞아요. 그런 곳들도 있을 겁니다. 다만 그런 형태의 일이 더 빠르고 잘 된다고 한다면, 채용에서부터 목표지향적인, 또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는 사람을 뽑는다는 형태로 사람을 뽑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는 저도 “바로 이겁니다!” 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목표를 직 간접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컨텍스트를 맞춰나가는 건 굉장히 복합적인일 일것 같아서요(헤헷).

다만, 많은 성공과 실패들 중에서도 제가 빠르게 성장을 이끌어 내고, 몰입할 수 있었던 환경을 보았던 때의 공통점은 다음 글에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장이 느려졌던 스타트업들의 공통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