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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이 전과 다르게 느껴진다

30대 초반의 삶에 대하여 - 1

by Moonlighter


요즘은 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이 나이의 특징인지, 내가 겪는 시간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에는 오히려 명확하던 것들이 지금은 희미하게 느껴진다.


시간도 그 중 하나다.


어느새 7월도 거의 다 가고 있는 여름의 한 중간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매년 전보다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건 전과 동일하다.


그러나 지금과 다른 것은, 과거엔 그 흐르는 시간들 속에서 내가 무엇을 했고 누구를 만났으며,


어떤 중요한 일들이 있었더라고 알고 지내는 시간들이었다면,


지금도 빠른 시간 속에 나도 같이 흐르고있지만, 그 속에서 난 무엇을 했고, 다른이와의 대화나 추억 같은 일상 속의 것들이 명확하지가 않다 (뭔가가 덜 채워져있는 것 같은 느낌)


생각해보는 시간을 굳이 가지고 추억을 발굴해 다시 기억속에 저장하는 노력을 들이면 그 순간엔 잠시 삶이 알찼던 느낌이지만 하루 이틀 뒤에는 금방 또 희미해진다.


전에는 외부환경에 더 많이 신경쓰고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반면에 지금은 내부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변화도 사건도 많던 일상에서 거의 매일 같게 반복되는 현재의 일상이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현재 나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면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도 좋을 것 같은데, 지금 30대 초반의 나는 안정된 직업도 가져야하고, 재산도 있어야할 것 같고, 노후엔 어떤 삶을 살면 좋을지, 지금 나의 상황에서 무엇이 나아져야할지 등의 질문을 가지고 있어서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반갑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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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매번 시간은 흐르고, 나는 그것을 소중하고 반갑게 맞이하고 싶다.

그래서 일 이외의 시간에 글 쓰고, 운동하고, 산책하면서 하루 한개씩 좋은 걸 느끼려고 노력중이다.


이렇게 채워가다보면 내년엔 지금을 돌아볼때 더 많은 게 떠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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