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스트이십일 Jun 11. 2020

금사빠가 너무해~ 금방 사랑에 빠지는 이들의 이야기

결국, 금사빠는 마음의 상처나 고통에서부터 비롯된 것 아닐까?

 

[매거진 포스트21=박윤선 기자] 그 사람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린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이상형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미칠 것 같은 그 사람! 


친구들에게 그 사람 이야기를 신나게 떠들어대다 소리친다. “나 정말 사랑에 빠진 것 같아!” 그러나 축하를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친구들의 반응은 냉랭. 


‘대체 뭐가 문제지?’ 싶은 순간, 한 친구가 물음표에 대한 답을 해준다. “넌 정말 금사빠인 거 같아” 


금사빠가 대체 뭐죠? 


금사빠는 처음 본 사람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호감을 느끼며, 급속도로 사랑에 빠지는 상태나 그러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금방 사랑에 빠지다.’의 줄임말이다. 


금사빠는 대게 보통 연애를 쉽게 시작했다 오래 가지 못하고 헤어지며, 사랑을 느낀 대상자의 모든 면이 완벽하게 보이다가도 갑자기 마음이 식어버린다. 


즉, 콩깍지가 쉽게 쓰였다가 또 쉽게 벗겨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금사빠가 되는 것인가? 


당신도 혹시 금사빠? 


금사빠에 관한 재미난 실험이 하나 있다. 미네소타 대학의 일레인 월스터 교수는 37명의 여성을 한 명씩 실험실에 불러 가짜 성격 테스트를 받게 한다. 

가짜 성격 테스트에서 어떤 여성은 자신의 성격이 좋다는 결과를 받고 어떤 여성은 자신의 성격이 별로라는 결과를 받는다. 


이후 실험실 안으로 훈남이 들어와 혼자 남은 참가자에게 “안녕하세요. 전 교수님 제자예요!”라며 말을 붙인 후 약 15분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15분 후 훈남이 나가면 교수가 다시 들어와 실험자에게 “방금 들어왔던 제자 어때요?”라며 묻는다. 과연 이 실험에 결과는 어떨까? 


놀랍게도 가짜 성격 테스트에서 성격이 별로라는 결과를 받은 참가자 중 금사빠가 된 사람이 유독 많았다. 

단 15분만에 사랑에 빠진 것이다. 대체 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일까? 


우리가 금사빠가 되는 이유 


일레인 월스터 교수는 자신감 하락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성격이 별로라는 결과를 받은 참가자들이 자신감이 떨어져 자신을 저평가하게 되었고 그러한 상태에서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을 높게 평가하고 이성의 단점보다 장점에만 포커스를 맞추게 되어 쉽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버린 나에게’ 저자이자 심리학자인 조지프 버고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나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상화된 연애 감정을 방어기제로 사용하게 되는 거라고 설명했다. 


‘연애만 제대로 하면 내 인생 더 좋아질 거야!’, ‘이런 사람만 만나면 내 고민이 해결될 거야.’ 등의 생각을 하면서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이나 고통을 의식에서 몰아내고 우리의 현실 인식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거절을 자주 당하거나 좋지 않은 평을 들으며 성장한 사람은 당연히 자기 비하를 할 수밖에 없으며, 자신보다 나은 것 같은 사람이나 자신을 친절히 대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결국, 금사빠는 마음의 상처나 고통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금사빠가 뭐 어때서! 


인간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행복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행복과 사랑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대상을 갈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혹시 금방 사랑에 빠지고 금방 애정이 식어 이별하고, 아파하고 또다시 금방 사랑에 빠지고를 반복하는 자신을 문득 발견한다면 자신의 행복을 상대에게서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랑받고 싶고, 행복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너무도 당연한 거지만, 그 전에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것이 먼저다. 


자기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줘야지만 상처와 고통이 진정으로 치유되고 자신감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밤 자기 전, 거울 속 자신을 들여다보며 나는 나 자신을 제대로 돌봐주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잊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봐라. 


그리고 거울 속 자신에게 칭찬 한마디씩 건네봐라. “넌 정말 멋져”, “그게 뭐든 잘될 거야!” 처음에는 심히 오그라들 수도 있다. 이런다고 바닥까지 떨어진 내 자신감이 올라갈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편안해지는 마음을 느끼고 밝아지는 표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과 행복은 결국 내 마음속에 있는 법! 자신이 금사빠인 것 같아 심히 괴로운가? 


‘나는 왜 금방 사랑에 빠지고 금방 마음이 식어버리지?’ 하며 자책하고 있는가? 그럴 때마다 외치자! 금사빠가 뭐! 어디가 어때서! 


작가의 이전글 유물유칙(有物有則)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