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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스트이십일 Jul 18. 2020

너무 닮으면 혐오, 불쾌한 골짜기 이론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 과연 필요한가?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인공지능의 발전이 눈부시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여겼던 바둑에서조차 인공지능은 인간을 뛰어넘어버렸고, 매일같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탄생하고 있다. 


현재는 시스템이나 기계 안에 인공지능이 내장되어 있어 기능만을 이용하고 있지만, 인공지능 개발의 최종 목적지는 언제나 로봇이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을 인간보다 월등한 효율로 수행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의 탄생이 머지 않았지만 과연 그러한 로봇이 필요한가에 대한 비판여론이 드세다. 인간과 로봇, 로봇과 인간. 그 적정점은 어디일까


인간의 로망, 로봇


로봇은 인간의 로망이다.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이 귀찮아하는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존재. 인간보다 월등한 지식과 연산능력을 바탕으로 언제나 합리적인 문제해결을 도출하는 존재. 로봇에 대한 인간의 열망은 기계가 탄생하면서 시작되었다. 


인간은 언제나 로봇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고, 이는 관련 영화나 만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표출되었다. 

인간을 닮은 로봇이 감정을 가지면서 생기는 일들, 지구를 위해 인간을 공격하는 로봇. 지금까지는 이러한 콘텐츠들이 대부분 인간의 상상력과 꿈에 기반해서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로봇의 등장이 현실이 되고 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 일본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의 논문에서 처음 사용


인간은 인간을 어설프게 닮은 것을 혐오한다. 이를 불쾌한 골짜기 이론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논문에서 처음 사용했다. 



실제로 우리는 차라리 개나 사슴 모양의 로봇은 귀엽다고 좋아하면서도 표정이 부자연스럽거나, 지나치게 인간스러운 로봇은 마주하기를 싫어한다.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사에서 4족 보행 로봇 순록의 주행 영상을 업로드했을 때, 사람들은 로봇 기술의 발전에 감탄하며 꼭 한 번쯤 타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험과정에서 개 모양의 로봇을 걷어차거나, 미는 행동을 하면 로봇이 불쌍하고 안타깝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인간과 닮은 로봇이 등장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예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고, 완전히 로봇스러운 것도 아닌,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지는 인간형 로봇을 우리는 굉장히 혐오한다. 


이는 인간 본능에 새겨진 이질적인 것에 대한 두려움과 같다. 아예 나와 다른 존재라고 느끼면 그러려니 하지만 저쪽도 인간이고 나도 인간인데, 이질적인 무언가가 있다면 우리는 공포와 함께 혐오감을 느끼는 것이다. 


기형에 대해 인간이 부정적으로 대응하는 것 역시 이 이론과 관련이 깊다.


인공지능 로봇이 필요할까?


물론 인간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은 앞으로도 수십년의 세월이 필요한 고도의 기술이다. 하지만 지금도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 덕분은 아니겠지만, 인공지능 로봇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비판여론도 있다. 미국의 유명 로봇회사 플러스원 로보틱스의 설립자이자 CEO인 에릭 니브스는 사고 능력을 제한한 기계와 이를 감독하는 인간이 한 팀으로 작업하는 것이 바람직한 미래 산업의 형태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굳이 인간형태를 한 인공지능 로봇은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다. 


지금처럼 로봇과 로봇이 연결되고, 인간이 로봇을 관리하는 형태면 그만이지, 굳이 인간형태의 로봇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니브스의 주장이다.


인간이 꿈에만 그리던 인간형 로봇의 미래가 머지 않았다.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로봇이 탄생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그러한 로봇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걸까? 심도 깊은 고찰이 필요해 보인다. post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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