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새로 시작했다

막연함을 극복해 내는 것은 역시 꾸준함 뿐이니까!

by 탱탱볼에세이

운 좋게도 전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소영이가 방비엥 여행일정이 겹쳐서 함께 했다. 원래 알던 친구를 타지에서 만날 때의 기쁨이란. 한국에 두고 온 트래블월렛과 Exk 카드를 챙겨 와 줘서 그 반가움은 2배, 3배가 됐다. (동남아와 유럽을 오가는 장기해외여행에서 이 2개의 카드는 정말 중요한 카드입니다.)


친구들 덕분에 3박 4일간 알찬 일정을 보냈다. 고기란 고기는 다 먹었고, 해야 할 관광은 다 한 것 같다. 그래서 부담 없이 나의 혼자 여행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굽이 굽이 산이 그림처럼 펼쳐진 풍경이 펼쳐진 방비엥. 시원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카페에서 그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간 회사와 나의 결이 맞지 않음을 느끼면 퇴사를 했지만, 한 번도 회사원을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이번 퇴사는 그런 의미에서 남다르다. 3년간 메타버스(가상오피스)에서 일하며 공간의 자유를 누려보니, 시간의 자유도 욕심이 생겨서 회사를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주변에서 6개월 해외여행한다고 하면 먼저 하는 질문들.

"부럽다. 대단하다. 용기 있다."

"돈 많아요?"

"한국 다시 가면 다시 취직하나요?"


이에 대한 나의 답변.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긴 해외여행을 해보겠어요.

그동안 회사에서 일한 돈을 다 털어서 떠나온 소중한 여행

에서 저만의 일을 꼭 찾을 거예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회사원의 삶으로부터 탈출. 한 달 동안은 정말 달콤했다. 밥 먹는 시간을 언제든 선택해서 먹을 수 있고, 밥시간을 맞춰서 조급하게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컸다.


한동안 여유로운 일상을 걱정 없이 즐겼다. 덕분에 친구들로부터 ”행복해 보인다, 얼굴 낯빛이 좋아졌다, 눈빛이 옛날에 순례길에서 만났을 때 같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다. 하지만 자유에는 항상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은 내가 어디에 있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고로,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는다는 것은 낮이든 밤이든 언제든 일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백수는 공간과 시간에서 자유롭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제까지 백수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운 좋게도 나는 일을 정말 좋아한다. 오랫동안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다. 특히 관심 있는 분야에서 문제가 보이면, 어떻게든 무슨 방식으로든 해결하고 싶어 한다.


소통을 하고 싶은데, 커뮤니티가 없으면 일단 만든다. 마트료시카 인형 사려고 무작정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떠난다. 이처럼 원하는 것에 아주 집요한 편이다. 어느 정도 해외여행이 적응된 지금 시점에서,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돈 벌 궁리를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큰 고민 없이 그냥 바로 했다. 이것이 쉽게 가능했던 것은 물론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과 든든한 지지 덕분이었다. 그동안 너무 여러 번 적어서 뭔가 자랑 아닌 자랑 같지만, 그래도 이 글만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다시 적어보자면.


[탱탱볼 같은 나의 시도들]

청소년 환경기자.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운영위원회. 학생회. 교지편집부. 부산으로 대학 진학. 태권도, 다도, 경제토론 동아리 활동. 요트면허.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 운영. 대만 한 달 살기. 핀란드 국가간청소년교류. 독일 교환학생. 산티아고 성지순례.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제작.

게임회사에서 CS 일해보기. 데이트코스추천앱 콘텐츠 마케팅.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해외구매대행업. 태국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아파트 입주민카페 운영. 허리쿠션 제조회사 키워드, 브랜드 마케팅. 엄마랑 제주 올레길 걷기. 아파트앱 서비스 사업 운영.


사실 지식으로 공부한 것은 잘 까먹는 편이다. 경험 속에서 배운 것은 오롯이 나의 신체 일부가 된다. 그렇게 몸소 배웠던 교훈은 해보기 전에는 잘 될지 안 될지 절대 모르는 일이고, 될 때까지 계속하면 결국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나를 더 잘 알기 위해서 3만 4천 원 주고, 태니지먼트 강점 검사를 했다. 나의 강점은 문제발견, 몰입, 창의, 회고, 행동, 단순화였다.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반복적인 성과를 내는 행동패턴이 재능이란다. 막연히 알고 있던 나의 재능이 보고서로 나오니 더 자신감이 생긴다. 본인의 장점이 뭔지 잘 모르겠는 분들이라면, 치킨 두 마리 값을 지불하고 강점 검사받아보시기를 추천한다.

그럼 어떤 것을 나 스스로 만족하고 돈이 될 때까지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지금 여행하는 나라들의 귀여운 물건을 온라인에서 팔아볼까. 해외 한 달 살기를 꿈꾸는 사람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어볼까. 내 이야기를 글로 엮어 책으로 내볼까. 블로그에 여행 정보성 글을 열심히 적어 애드센스 수익을 기대해 볼까. 내 상황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투버가 되어볼까. 헛걸음을 하는 나한테 필요한 헛걸음 안 하는 어플 서비스를 만들어볼까. 하하하. 회사를 벗어나 생각하니,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다.


결국 미래의 나를 만드는 건 오늘의 나이다. 작게라도 시작할 수 있는 나의 일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요즘의 가장 큰 목표는 에세이를 잘 쓰고 싶다는 것이다.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서, 일단은 더 많이 써야 한다.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밀리의 서재도 1년 치 구독했는데, 여전히 읽는 습관이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인스타그램 계정 하나를 또 만들었다. 바로, 1 문장 1 파워. https://www.instagram.com/1munjang1power/. 책에서 읽은 좋은 문장은 나를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누군가에게 보이게 되면 더 꾸준히 할 수 있다. 여기에 공유하는 이유도 누군가 나의 시도를 봐줄 사람을 늘리기 위해서다. 하루하루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겠다. 그러다 보면 막연한 생각과 계획이 점점 구체화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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