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발견한 신박한 아이디어 4가지

브랜딩이 무려 무료!

by 탱탱볼에세이

여행자라 좋은 점은 평소에 생활할 때 너무 당연하다고 느끼던 것이 새롭게 보인다는 것이다. 발견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 이랬을까? 사장님 이렇게 신박해도 되는 거냐며 마구마구 감탄하며 사진 찍는다. 그리곤 절대 사진첩을 다시 찾아보지 않는다. 이렇게 찰나의 번뜩이는 영감이 영영 휘발되어 버릴까봐 일단 적어본다.

1. 냅킨을 컵홀더로 만들어 싸서 주는 것

동남아에서는 날씨가 덥기 때문에, 보통 얼음이 들어간 음료를 시킨다. 아이스 음료 주문이 빈번해서, 기지가 발휘가 된 걸까. 카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냅킨을 감싸서 음료를 내어준다. 그럼 별도로 컵홀더를 제작할 필요가 없다. 간단한 생각인데, 완전한 비용절감 아닐까? 얼음이 녹아 냅킨이 물에 젖으면 물휴지로 활용할 수도 있다. 거기다 냅킨에 브랜드이름이 이미 인쇄되어있기 때문에, 컵에 냅킨을 감싸주어도 브랜딩을 놓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굉장히 그럴 듯 하게 보인다.

2. 컵케잌 집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cupcakes"

와이파이는 어디에나 있고, 비밀번호 하나에도 브랜딩할 수 있다. 나는 그래서 어느 곳에 방문하든지,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편이다. 이 장소의 사장님은 와이파이까지 신경써서 브랜딩했는 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가장 인상깊은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컵케잌이었다. 예상하다시피, 컵케잌 집의 와이파이였다. 한국에서는 이태원 맥심 플랜트 카페 비밀번호가 "coffee=maxim"이다. 커피는 맥심 수년간 대중들에게 어필해 온 광고카피 한 줄과 이어지는 맥락이다.

보통 동남아는 기본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그집 전화번호로 설정되어있다. 어찌 보면 이미 전화번호로 의도하지 않았지만 브랜딩 되어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집 전화번호가 "1577-3082(피자배달을 30분 안에 빨리한다는 뜻)" 정도로 특별한 의미가 내포되어있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 냅킨을 학처럼 펼쳐놓기

평범한 휴지인데, 이렇게 컵에 차곡차곡 꽂아두니 학 한마리 날아 든 것 같지 않나. 촛불에 불까지 붙여주면 밤 감성 완성. 그냥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몸이 먼저 반응해서 식당을 들어가게 만들었다. 대뜸 망고 스무디 한 잔이라도 주문해서, 무의식적으로 그 분위기에 끼고 싶었던 것이다.

4. 콘센트, 나 여기 있어요.

보조배터리 따로 없이 여행하는 나에겐 새로운 장소에 가면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콘센트 자리부터 찾는다. 콘센트 자리가 많이 준비된 환경이면 고객을 향한 배려가 깊다고 느껴진다. 첫인상부터 합격인 것이다. 거기다 귀여운 그림으로 콘센트 자리를 친절히 알려준다면, 감사함+감동이 밀려온다. 배터리가 고갈될까봐 걱정하는 고객에게 충전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면, 오래 머무르는 만큼 많이 소비할 것이다.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그림 솜씨가 없어도 충분히 괜찮다. 중요한 건 충전을 널리 허용하는 사장님의 넓은 아량이기 때문이다. 그저 안심하고 마음껏 충전할 수 있고, 쉽게 콘센트를 찾을 수 있는 작은 안내문이면 괜찮다. 내가 공간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면, 이렇게 적어둘 것이다. "핸드폰도, 고객님도 마음껏 충전하세요."

한창 이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나만의 명함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컬러인 노란색 펜에 나만의 문구를 새겨 100개나 발주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펜의 제품력이다. 필기감이 좋고 클립 기능까지 있는 유용한 만능펜을 골랐다. 펜이 필요한 순간, 무심히 건내는 것이 포인트! 펜에는 "pen service! @narketer"라고 적혀있다. 그렇게 펜을 선물로 주고, 나의 인스타 팬을 얻는 거다.


스타트업만 줄곧 다니며 마케팅을 고민하다 보니, 이런 작지만 사소한 디테일을 집착하게 되었다. 내가 기존에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멋진 시도들을 만나면, 나중에 써먹어봐야지 싶은 힌트를 얻는 것 같아서 무척 반갑다. 작은 회사일수록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이미 가진 기존의 것을 충분히 활용하는 게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주변을 돌아보라. 냅킨부터 콘센트까지. 나를 한번에 알아차리게 하고, 절대 잊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가득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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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에세이 = 탱탱볼]인 그날까지!
탱탱탱탱 열심히 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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